조현아 "지난 시간은 힘든 시간이면서 인생에 중요한 순간"

  • 등록 2015-04-20 오후 8:17:28

    수정 2015-04-20 오후 8:17:28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20일 서울고법 형사6부(김상환 부장판사) 심리로 20일 열린 결심공판 최후 진술에서 “저의 행동으로 상처받은 박창진 사무장, 김도희 승무원, 당시 항공기에 타고 있던 승무원과 승객분들, 대한항공의 모든 임직원들, 그리고 마음 상하신 모든 분들께 머리숙여 사과드린다”며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렸기에 반성하는 마음으로 봉사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은 “작년 겨울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황없이 집을 나선 이후 4개월 동안 집에 두고 온 아이들 생각으로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눈물도 많이 흘리고 깊은 후회 속에 반성했다”며 “지난 시간은 힘든 시간이면서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순간이 됐다”고 말하며 흐느꼈다.

그는 “많은 사람 질타 속에서 정신 없었고 저의 모든 것이 옳다고 생각했지만 구속되는 순간 인생을 돌아볼 수 있었고 막중한 책임을 절실히 느꼈다”며 “이 사건으로 심려를 끼치고 깊은 상처를 드렸다”고 사죄했다.

조 전 부사장은 또 “앞으로 어떻게 저의 죄를 갚아나가야 할지, 또 제가 지난 시간 동안 생각해온 것들을 어떻게 할지 고민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1시57분 연두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섰다. 갈색 뿔테안경에 머리를 묶은 차림이었다. 5시간 30분 넘게 진행된 재판 내내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조 전 부사장 측 변호인단은 이날 1심 재판부가 항공기 항로 변경죄를 유죄로 인정한 것은 부당하다며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공항시설과 항로는 명백히 구분되는데 계류장은 공항시설에 포함된다”며 “또 엔진을 끈 상태에서 기장 역할 배제된 채 관제사의 지시에 따라 통제되는 상황이었고 지상 경찰력이 개입할 수 있는 상태를 항로 변경이라 보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항공보안법에 따르면 항공기의 모든 문이 닫힌 때부터 내리기 위해서 문을 열때까지를 ‘운항 중인 항공기’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항공기 항로 변경 죄가 적용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항공보안법 및 국제협약의 입법 취지는 승객 안전 보장을 위한 것이므로 축소 해석하는 것은 취지에 반하고 이 사건으로 항공기 출발이 24분 지연되고 이동중인 것을 몰랐다는 피고인 진술은 비논리적”이라며 “피고인 주장은 이유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1심과 마찬가지로 조 전 부사장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월 서울 서부지법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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