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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아마존과 알리바바 등 대형 온라인 쇼핑몰도 머지 않아 암호화폐를 결제수단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마존은 이미 암호화폐 경력자들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월가의 이단아`라고도 불리는 오버스탁(Overstock) 최고경영자(CEO)인 패트릭 번은 9일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그가 이끄는 오버스탁은 지난해 9월 전세계에서 최초로 비트코인을 온라인 쇼핑몰 결제수단으로 공식 채택한 바 있다.
아울러 블록체인 기반으로 주식과 채권 등을 대체하는 증권형 토큰을 발행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개발한 티제로(tZERO)CEO도 겸임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 5년내에 증권형 토큰이 기존 주식과 채권 발행을 대체할 것이라며 “월가에서 무엇인가 큰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우리가 그 시장과 암호화폐시장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번 CEO와의 일문일답 내용.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계기는 무엇인가
△일본을 방문한 뒤 한국에 꼭 들러보고 싶었다. 아시다시피 한국은 전세계에서도 가장 훌륭하고도 활력 넘치는 암호화폐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 커뮤니티 내에서의 깊이도 매우 깊다. 그렇다보니 새로운 사업에 앞서 한국에서 선도적인 전문가들과 만나 협의를 진행하기 위해서 방문한 것이다.
-티제로(tZERO)가 추진하던 암호화폐공개(ICO)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조지 소로스가 오버스탁 투자에 참여했는데,어떤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고 생각하나
△개인적으로 소로스를 직접 만난 적은 없다. 따라서 투자 배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순 없지만 그가 투자했다는 그 자체로 충분한 근거가 된다고 본다. 현재 월가에서는 무엇인가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본다. 전통적인 헤지펀드 자금 운용규모는 3조달러인데 반해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는 30억달러 수준이다. 앞으로 헤지펀드들의 투자가 더 늘어날 것인데, 그 과정에서 우리와 같은 기업이 전통적인 자본시장에서의 주식, 채권 등 거래뿐만 아니라 암호화폐시장으로 이어지는 거래에 가교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본다.
-티제로의 블록체인 기반 유가증권 토큰 거래는 언제부터 서비스되나
△모든 기술이 이미 개발 완료됐고 실제 사용 가능한 수준에 와 있다. 기술적으로는 준비가 다 돼 있다.
-티제로를 통해 증권형 토큰 발행에 나설 계획인데 전망은 어떤가
△이미 ICO시장이 진화하고 있다고 본다. 기존 유틸리티 토큰 위주에서 증권형 토큰으로 ICO시장이 바뀌고 있다. 증권형 토큰을 이용하면 발행방식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지분을 나누거나 배당을 나누는 방식으로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공급업체와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인센티브로 토큰을 활용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주식이나 채권 등이 증권형 토큰 형태로 발행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이다. 실제 나스닥 최고경영자(CEO)였던 밥 그레이펠드는 월가에서 발행되는 주식과 채권이 앞으로 5년내에 100% 토큰으로 발행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증권형 토큰으로의 전환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것 아닌가, 오히려 오버스탁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조지 소로스가 최근 암호화폐에 직접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의 협력 가능성은
△소로스가 오버스탁에 투자했지만 사실 이전부터 암호화폐에 직접 투자하고 싶어한 것으로 안다. 아직 그와의 협력은 얘기한 바 없지만 우리가 만든 플랫폼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이고 소로스가 암호화폐에 직접 투자한다면 소로스는 물론이고 누구든지 사용할 수 있다.
-오버스탁은 온라인 쇼핑몰에 처음으로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했는데, 알리바바나 아마존 등은 어떨 것으로 보는가
△알리바바나 아마존도 결국 암호화폐 결제를 채택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개인적으로 듣기론 아마존이 암호화폐 분야에서 일한 경력을 가진 직원들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렇게 경력자를 채용하는 걸 감안한다면 그 쇼핑몰 사이트에 비트코인 결제기능을 탑재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증시에 상장된 기존 기업이 증권형 토큰 형태로 주식 발행을 대체한다면 기존 주주와의 이해상충은
△기존 상장기업들이 증권형 토큰으로 ICO를 한다고 해도 전체 회사 주식에 대한 토큰이 아니라 특정 프로젝트나 특정 사업부에 대해 발행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발행한 토큰을 가지고 기존 주식을 가진 주주들에게 일정 부분 보상한다든지, 필요한 규모로 기존 주식을 토큰을 교환해줄 수도 있다고 본다. 이런 3가지 옵션 중에서 기업이 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존 주식 발행 기업들뿐 아니라 그외 시장도 충분히 있다고 본다. 주식시장(400조달러)보다는 작지만 부동산(200조달러)이나 채권(100조달러)시장도 규모가 크다. 부동산이나 채권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이 있는 만큼 만료될 때 토큰으로 대체 발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현재 거래되지 않는 자산 분배에도 활용 가능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