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참여하는 당 대표 후보들이 첫 합동연설회 지역인 제주도를 찾아 당원들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지역 현안이자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제주 신공항 및 제주관광청 건설과 20년 동안 민주당이 독식한 제주 지역 의석을 가져오기 위해 저마다의 총선 전략을 외치며 본인이 당대표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또 각 후보들은 최근 논란이 됐던 김기현 후보의 대통령 탄핵 발언, 상대방 후보의 이념 문제 등을 언급하며 날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13일 제주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제3차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가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는 정신 상태라면 결코 총선을 이길 수 없다”며 “부끄러운 당 대표를 선택하지 말고 당원과 지지층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의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는 또 “이번 전당대회는 안철수와 김기현 후보 두 사람 중 선택하는 선거”라며 “누가 더 도덕적이고 적합한 사람인지 더 많은 토론과 경쟁을 해야한다”고 다자 간 토론이 아닌 일 대일 토론을 제안했다.
이번 발언은 앞서 지난 11일 토론회에서 김 후보가 안 후보를 겨냥해 “대선 욕심이 있는 분은 (대표로) 곤란하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치면 차마 입에 올리기도 싫은 탄핵이 우려된다”고 말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날 천하람 당대표 후보도 연설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의 발언에 대해 “저희 당이나 대통령실에서 친윤이라고 하는 것을 상표권 등록해서 특정 후보에게만 부여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전당대회에서 결코 나와선 안되는 대통령 탄핵을 언급한 후보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경고 조치가 필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 국민의힘 김기현·천하람·안철수·황교안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며 자리에 앉아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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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 당대표를 지냈던 황교안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나머지 3명의 후보를 지적하는 저격성 발언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황 후보는 “천하람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평가할만한 대통령이 아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큰 정치인이라고 치켜세운 발언을 했다”며 “우리 당의 정체성과는 차이가 크게 때문에 아직 (당대표로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황 후보는 이어 “안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의당, 바른미래당을 만들었지만 이를 모두 망가뜨리고 국민의힘으로 입당해 뻐꾸기라고 부른다. 통일혁명당 간첩 사건 주범인 고(故) 신영복 교수를 시대의 위대한 지식인이라고 했는데 보수정통 정당의 당대표가 될 수 있냐”고 지적했다. 김 후보에 대해서는 “보수는 깨끗해야 하는데 KTX 울산 역세권 관련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를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면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와 같이 될 수 있다”고 저격했다.
김 후보는 이날 마지막 연설자로 나서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에 저에 대해 영장청구를 39번 하고, 1년 6개월 동안 청와대와 경찰이 조사를 샅샅이 했지만 하나도 걸릴 것이 없어 청렴결백이 입증된 후보”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김 후보는 이어 “당대표가 대통령과 협력하는 부부관계 인거지 따로 사는 별거 관계가 돼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과 손발을 잘 맞춰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저를 선택해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