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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재수사 중인 검찰이 제조업체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과 판매업체 애경산업 ‘윗선’의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입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는 안용찬(60) 전 애경산업 대표 등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와 함께 김철(59) SK케미칼 대표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김 대표를 소환 조사하고 이튿날 SK케미칼 본사 일부 부서를 추가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후 증거인멸 혐의로 박철(53) SK케미칼 부사장을 구속기소한 데 이어 가습기메이트 제조 당시 실무자를 부르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가습기 메이트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만든 하청업체인 필러물산과 공범 관계로 판단하고 있다. 필러물산 전 대표 김모씨는 이미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이와 관련 SK케미칼이 가습기 살균제 원료의 유해성을 인지할 수 있는 내용을 유관 회사에 특허로 등록한 정황도 있다.
검찰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10년간 제품을 판매한 애경산업이 유해성을 인지했거나 최소한 검증을 소홀히 했을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가습기 메이트 용기표면의 ‘인체 무해’ 표시는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제품 유해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상품을 내놨다는 정황 증거가 될 수 있다.
검찰은 인체 유해한 제품의 제조 및 판매와 수사에 대비한 증거인멸에 윗선의 개입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가습기 메이트 제조 당시 경영진이었던 최창원(55) 현 SK디스커버리 대표와 김창근(69) SK이노베이션 전 이사회 의장도 수사선상에 올려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