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매각설.. 이재용 부회장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삼성그룹의 최고의사결정권자인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은 방산·화학 계열사 매각에 이어 광고계열사인 제일기획도 다각적인 사업재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이 향후 전자, 금융, 바이오 3대축으로 계열사를 재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일기획(030000)은 17일 해외매각 추진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에서 “주요주주가 글로벌 에이전시들과 다각적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화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올해초 외신보도를 계기로 시장에서는 삼성 계열사가 보유한 제일기획 지분 28.44%를 일괄 매각해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인수업체로는 세계 3위 광고사인 퍼블리시스가 거론됐다.

시장에서는 삼성이 제일기획을 매각하려는 것이 아닌 퍼블리시스가 제일기획 지분을 인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희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제일기획은 삼성전자 외에는 해외 광고주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해외 매체대행은 거의 못하고 있다”면서 “퍼블리시스의 제일기획 지분인수 추진은 삼성전자의 해외 매체대행을 지속하고 나아가 물량을 더 늘리기 위한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일기획은 삼성계열사인 삼성물산(지분율 12.64%), 삼성전자(12.6%), 삼성카드(3.04%), 삼성생명(0.16%) 등 삼성계열사가 28.4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도 이날 삼성 서초사옥에서 수요사장단협의회 참석에 앞서 기자들 만나 회사 매각설에 대해 “(외신 등에서)계속 나왔던 이야기인데 나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이 제일기획의 매각을 추진하는 것인지, 해외업체와 협력을 모색하는 것인지 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서 삼성이 ‘잘할 수 있는 사업’으로 계열사 재편을 추진하는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이 부회장이 과거처럼 문어발식 사업다각화보다는 핵심사업의 역량을 집중하는 경영노선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로 올들어 삼성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하는 수요사장단협의회에서는 인도경제 전망, 신성장에너지, 바이오에너지, 스마트카, 가상현실(VR) 현황 등을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다. 모두 삼성이 신성장 사업으로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다.



▶ 관련기사 ◀
☞[투자활성화]서울 양재·우면지구, '판교밸리 3배 규모' 혁신특구로
☞삼성전자, '기어VR' 콘텐츠 강화.. 스마트폰 경쟁력 도움 기대
☞'기어VR' 체험한 삼성 사장단 "응용할 사업기회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