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한 대기업에 다니는 40대 남성 A씨와 30대 여성 B씨는 각자 가정이 있음에도 2018년부터 부적절한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팀장이었던 A씨가 팀원이었던 B씨에게 먼저 구애를 했으나 단칼에 거부당했다. 하지만 A씨는 지속적으로 B씨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두 사람은 내연관계로 발전했다.
두 사람 모두 각자 자녀가 2명씩 있었지만 부적절한 만남은 계속됐다. 야근과 출장을 핑계로 집을 나와 데이트를 하며 여행을 다니기 일쑤였다. 그리고 부적절한 만남이 4년 넘게 계속되며 이들의 행동은 더욱 과감해졌다.
2019년 여름엔 휴가를 해외에서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각자 가정이 있던 이들이 꾸민 계략은 같은 시기에 같은 지역으로 각자 가족여행을 가는 것이었다. 한 동남아 휴양지에 각자 가족여행을 간 이들은 밤에 자녀들을 각자 배우자에게 맡긴 후 호텔을 빠져나와 데이트를 즐겼다. 이들은 이듬해에도 같은 방식으로 휴가를 보냈다.
이들의 부정한 관계는 지난해 연말 동료 직원에게 발각됐다. 키즈카페에서 이들을 목격한 동료 직원이 대학 친구였던 A씨 배우자인 C씨에게 이를 알린 것이다. 결국 A씨는 아내 C씨의 추궁에 불륜 사실을 털어놨다.
A씨는 아내 C씨로부터 이혼소송을 당한 후 협의이혼했다. 반면 D씨는 아이들을 위해 아내를 용서했다. C씨와 D씨는 이와 별도로 배우자의 불륜 상대방에게 각각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C씨가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선 위자료 2000만원, D씨가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선 위자료 4500만원을 결정했다.
법원은 “가족과 함께 가족여행을 가서 가족을 속이고 만남을 갖거나, 자녀가 있는 집에서 성관계를 하는 등 부정행위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A씨에 대한 손해배상 금액을 더 높게 책정한 이유에 대해선 “부정행위를 주도했으면서 ‘사랑한 것뿐인데 뭐가 문제냐’며 반성도 하지 않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