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총장 “자리 얻으려 일하면 검찰과 국가 망쳐”

신임 검찰 중간간부 전입인사
“자리 얻으려는 욕심에 일하면 사사로움 개입”
“나의 ‘자리’가 아닌 나의 ‘일’에서 보람과 가치”
“소금과 같이 제 몸 녹여 책무와 소명 다해야”
  • 등록 2024-06-03 오후 5:07:44

    수정 2024-06-03 오후 5:07:44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이원석 검찰총장이 신임 검찰 중간간부 전입인사 자리에서 “자리를 얻으려는 욕심에 일을 하게 되면 사사로움이 개입돼 자신과 검찰과 국가를 망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사진=대검찰청)
3일 이 총장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고검검사급 검사 전입인사에서 “검사라는 직업의 ‘직(職)’은 ‘자리’라는 뜻이고 ‘업(業)’은 ‘일’이라는 뜻이며, 두 음절 중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큰 차이로 귀결된다”며 “일을 통해 자리를 얻으면 이는 만인의 박수와 축하를 받을 일이지만, 자리를 얻으려는 욕심에 일을 하게 되면 사사로움이 개입돼 자신과 검찰과 국가를 망치게 된다”고 했다.

이 총장은 “종교적 뜻이 아니라 우리의 일에 빗대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는 구절이 있다”면서 “소금이 ‘짠맛’을 잃는 순간 가치 없는 광물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검찰이 공동체의 부패를 막고 사람의 몸에 필수적인 ‘소금’ 역할을 제대로 다하지 못한다면 결국 쓸모없이 버림받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의 ‘자리’가 아닌 나의 ‘일’에서 보람과 가치를 찾고 주어진 자리에서 오로지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소금과 같이 제 몸을 녹여 국가를 위한 검찰의 책무와 소명을 다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 총장은 “리더인 부장검사는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감독’하고, ‘관리’하고,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라 부원들의 옆에 나란히 서서 어려운 일을 함께 ‘해결’해 내는 자리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왜 뛰지 않느냐’고 나무라고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왜 뛰어야 하는지’와 뛰는 방법을, 그리고 뛰는 기쁨을 알려줘야 하며 숨차 힘들어하는 부원 옆에서 ‘페이스메이커’와 ‘플레잉코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이 총장은 민생범죄 대응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 총장은 “여러분은 국민을 든든히 지키는 호민관”이라며 “특히 성폭력·사이버성폭력·스토킹·전세사기·보이스피싱·투자사기·마약범죄에 엄정하게 대처해 국민이 집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길거리에서 평온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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