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6일 오전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년 신년회’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이순신 장군과 같은 리더십이 임직원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신년회는 당초 지난 3일 예정돼 있었지만,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인한 국가 애도 기간을 고려해 이날로 연기했다. 정 회장을 비롯해 참석자들은 행사 시작에 앞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묵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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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신년회마다 격식을 파괴하고 임직원과의 소통을 강조한 정 회장은 이날도 그룹사 사장단, 200여명의 임직원들과 라운드 미팅을 함께했다.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과 그룹 최초의 외국인 최고경영자(CEO)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송창현 현대차 사장, 성 김 현대차 사장,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사장, 정형진 현대캐피탈 사장, 이한우 현대건설 부사장이 참석했다.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가장 많은 경영진이 신년회 무대에 오른 것이다.
정 회장은 신년 메시지에서 ‘위기’라는 단어를 14번이나 언급했을 만큼 어느 때보다 위기 극복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그는 “위기가 없으면 낙관에 사로잡혀 안이해지고, 그것은 그 어떤 외부의 위기보다 우리를 더 위험하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외부로부터의 자극은 오히려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불확실한 국내외 정세와 트럼프 정부 2기 출범 등 위기 요인들이 있지만, 그 속에서 기회를 찾고 지속적인 혁신을 이루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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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예상 가능한 도전 요인, 예상하지 못한 위기를 각각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상할 수 있는 도전 요인들에 대해서는 위기 요인 제거에 그치지 않고 그 배경과 콘텍스트, 역사적 흐름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위기 극복을 넘어 미래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상하지 못한 위기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기본기가 중요하다. 객관적인 분석과 총합적 대응을 이끌 내부 논의, 설정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단결, 목표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같은 유연하고 개방적인 내부 프로세스와 조직문화를 갖추게 되면 기본기를 바탕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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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조직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로의 혁신도 언급했다. 그는 “혁신을 향한 굳은 의지는 조직 내부를 넘어 외부로도 힘차게 뻗어 나가야 한다”면서 “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기술 발전을 선도하고, 핵심 분야에 과감히 투자하며 필요에 따라 경쟁자와도 전략적 협력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발표한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를 근간으로 향후 10년간 총 120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정 회장은 위기를 극복할 혁신의 실행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신년회 주제로 ‘창의적이고 담대한 사고로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을 잡았을 만큼 고객 중심 경영이 위기 극복의 열쇠란 것이다. 정 회장은 라운드 미팅에서 “각사의 목표가 따로 있겠지만 그 중심에는 고객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얻는 것 이전에 고객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키고, 경험하는 기술이 고객 삶에 스며들어 우리가 동행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정 회장은 ‘고객 최우선, 고객과의 동행’을 강조하기 위해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저서 내용 중 한 구절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피터 드러커의 저서 중 가장 와 닿은 내용은 ‘성장이 정체된 기업들은 혁신과 적응에 실패했다. 임원들은 고객 이해에 부합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결정을 내렸다’라는 구절”이라면서 “이건 역사적인 것이다. 개인이나 부서 이기주의에 휩쓸릴 게 아니라 고객의 행복과 만족을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