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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노원경찰서는 이날 중간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김씨가 살인에 사용했다고 주장한 과도와 김씨의 점퍼에 묻은 혈흔의 분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피해자 A(64·여)씨의 DNA가 검출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 29일 오전 5시 30분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등산로 초입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상태의 A씨가 지나가던 등산객의 신고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 사건의 피의자인 김씨에 대해 살인 혹은 강도살인 중 한가지 혐의를 적용키로 했다.
경찰은 김씨의 범행동기에 대해선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산에 숨어 있다가 처음 오는 사람을 죽일 생각이었다”고 진술했다가 “A씨를 죽인 뒤엔 주머니를 뒤져 돈을 챙기려고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처럼 진술이 엇갈리는 점에 비춰 이번 사건이 ‘묻지마 살인’인지 금품을 뺏기 위한 ‘강도살인’인지 두고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가 지난 2001년 강도살인을 할 때에도 나이 많은 여성을 상대로 신체 한 부위를 시장에서 산 흉기(과도)로 찌르는 등 범행수법이 이번 사건과 비슷해 참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당시 2만원을 빼앗기 위해 강도살인을 저질러 15년간 복역한 뒤 올해 1월 19일 출소했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 16일 상계동의 한 시장에서 사람을 죽일 목적으로 과도를 구입했다. 김씨는 이어 지난 28일 오후 10시쯤 범행장소인 수락산 초입 삼거리에서 29일 오전 5시 20분쯤까지 한 숨도 자지 않으며 자신과 마주치는 첫 번째 사람을 기다리다 해당 인물인 A씨를 흉기를 이용해 죽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러면서도 “김씨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기때문에 확인해봐야 할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자신이 범인이라는 김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그를 사건현장으로 데려가 범행동선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씨는 이날 오전 0시를 넘어 도봉서에 입감됐다가 오전 9시 5분쯤 노원서로 돌아왔다. 그는 범행동기와 자수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게 고개를 숙인 채 침묵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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