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컨소, 수익배분·적정금리서 뒤졌는데 대장동 사업자 선정”(종합)

화천대유 업은 하나은행컨소, 입찰 특혜의혹 증폭
박수영 의원, 입찰 3개 컨소사 사업계획서 비교
"차입이자율 점수 메리츠 70점·산은 60점·하나 20점"
‘AMC로 +20점’도 의혹 계속…“채점표 공개돼야”
  • 등록 2021-10-07 오후 5:06:29

    수정 2021-10-07 오후 9:00:42

[이데일리 김미영 송주오 기자] 화천대유가 속한 하나은행컨소시엄이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을 따내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단 의혹이 계속되고 있다. 7일엔 사업수익 배분, 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조달 시 부담해야 할 금리 등을 고려한 입찰경쟁력이 경쟁 컨소시엄보다 낮았다는 주장이 새롭게 나왔다.

사업 공모 주최인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당시 심사 채점표·회의록이 의혹을 풀 열쇠이지만, 성남도개공에서 이 자료들을 공개하지 않아 의혹을 더욱 키우는 형국이다.

“하나컨소, 수익 배분·적정금리서 뒤졌다”

하나은행 을지로 사옥(사진=연합뉴스)
2015년 3월 대장동 사업에 사업계획서를 낸 곳은 △하나은행컨소(하나은행·국민은행·기업은행·동양생명·하나자산·화천대유)△메리츠증권컨소(메리츠종합금융증권·외환은행) △산업은행컨소(산업은행·부산은행·전북은행·대우증권) 등 3곳이었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3개 컨소의 사업계획서를 비교한 결과를 보면 하나은행컨소의 사업수익 배분은 다른 2개 컨소에 비해 우수하지 않았고 적정금리는 오히려 가장 높았다.

성남도개공 공모지침서상 수익 배분과 적정금리는 각각 70점씩 배점돼 있다. ‘보상계획 수립(100점)’, ‘재원조달 조건(100점)’ 및 ‘재원조달계획의 안정성 및 실현가능성(80점)’ 다음으로 비중이 크다. 단순 숫자만으로 비교가능한 정량평가 요소이기도 하다.

먼저 수익 배분 관련해, 하나컨소와 산은컨소는 사업계획서에서 1공단 공원조성비 2561억원 전액 부담, 임대주택용지 A11블록 제공을 제안했다. 이에 비해 메리츠컨소는 공원조성비 금액 2623억원, A11블록 제공에 플러스알파로 약 500억원 규모의 서판교연결 터널공사를 추가, 총 4625억원의 수익을 약속했다. 박 의원은 “모든 컨소시엄이 70점 만점을 받았을지라도, 메리츠증권이 더욱 높은 사업이익 배분을 제시한 것”이라고 짚었다.

적정금리의 평가 요인이던 사업비 조달비용인 차입이자율도 하나컨소가 4.7%로 가장 높았다. 메리츠컨소는 2.1%, 산은컨소는 2.89%에 불과했다. 하나컨소는 출자자 차입금과 프로젝트파이낸싱을 구분해 출자자 차입금을 무이자로 산정해 실효이자율을 2.49%로 제시하긴 했지만, 이는 메리츠컨소의 2.495%와 별 차이가 없다. 공모지침서에 따르면 차입이자율은 2.5%이하를 만점으로 5.5%이상까지 구간별로 10점씩 감점한다. 즉 공모지침서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감정대상이다.

박 의원은 “공모지침서상 차입이자율이 기준이기 때문에 실효이자율은 평가대상도 아니었다”며 “공모지침에 따라 컨소시엄별 차입이자율을 점수로 환산하면 메리츠컨소는 70점, 산은컨소는 60점이고 하나컨소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20점을 받게 된다”고 판단했다.

자금 조달 규모에서도 하나컨소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컨소가 1조 1600억원을, 산은컨소가 9500억원을 제시한 반면, 하나컨소는 9000억원을 제시했다.

다만 다른 시각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메리츠와 산은컨소의 차입이자율 산정은 조달금액 전체로 산정한 건데, 하나컨소는 무이자차입금 5600억원을 뺀 유이자차입금 3400억원에 대한 차입이자율만 따져 4.7%”라며 “하나컨소도 조달금액 전체인 9000억원으로 따지면 차입이자율이 1.78%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AMC 점수도 석연찮은데…채점표 왜 공개않나”

하나은행컨소시엄에 속한 화천대유(사진=연합뉴스)
하나컨소는 3개 입찰사 중 유일하게 화천대유라는 자산관리회사(AMC)를 포함, 공모지침서상 운영계획 평가항목인 AMC 설립·운영계획에서 만점 20점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 부분도 석연치 않단 의혹이 제기돼왔다. 메리츠와 산은컨소도 사업계획서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AMC를 설립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산은컨소의 경우 화천대유와 똑같은 자본금 5억원의 ‘대장동자산개발’을 2015년 5월 AMC로 설립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부동산파이낸싱(PF) 업계 한 관계자는 “일주일 전 만들어진 신생 AMC(화천대유)를 넣었느냐, 설립예정으로 적어 냈느냐로 점수를 가른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보통은 우선협상대상자가 되면 컨소시엄 구성 회사 실무진들이 참여해 AMC를 만드는데 화천대유를 데리고 왔다고 가점을 줬다면 짜고 친 고스톱”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하나컨소만 화천대유라는 AMC를 포함해 20점을 받았다고 해도 이미 적정금리에서 다른 컨소에 비해 40~50점을 뒤져 입찰경쟁력이 매우 낮았다”며 “10점 내외의 차이로 결과가 갈리는 일이 비일비재한 도시개발 공모에서 이 정도 점수 차이는 돌이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하나컨소 선정과정의 공정성 의혹을 따지려면 성남도개공의 심사 채점표, 회의록 확인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성남도개공이 국회에 관련 자료를 내지 않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PF 업계 다른 관계자는 “공모에 응할 때부터 참여사들은 1순위로 만들기 위해 정량평가 점수를 따져봐서 맞춘다”며 “이 정량평가부터 정확히 매겨졌는지와 정성평가로 하나컨소에 점수를 더 얹어줬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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