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갑질'에 '도서강매'까지..박영선, 연이은 악재에 '진땀'

선관위, 도서구매한 한국자산신탁 조사 착수
선거법상 '제3자 기부행위' 여부가 핵심 쟁점
박 의원 "전혀 아는 바 없다" 의혹 일축
당내 경선에 영향 미칠까 '전전긍긍'
  • 등록 2018-04-05 오후 4:16:02

    수정 2018-04-05 오후 4:16:02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도서 구매를 자사 직원들에게 독려한 한국자산신탁을 상대로 조사에 들어갔다. 박 의원이 지난 4일 국회 정론관에서 서울시 정책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이어 터진 악재에 고전하고 있다.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관람 특혜 논란이 채 꺼지기도 전에 이번에는 서울시장 당내 경선을 불과 20여일 앞둔 시점에 도서 강매 의혹이 불거져서다. 박 의원측은 “사실과 전혀 다르고 아는 바도 없다”고 일축했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조사에 따라 필요하면) 박 의원도 부를 수 있다”고 입장이여서 앞으로 논란의 불씨는 여전한 상황이다. 박 의원측은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선관위는 자사 직원들에게 박 의원의 신간 도서를 강매시킨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자산신탁에 대해 해당 의혹에 대한 사실 관계 해명을 요청하는 등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방선거 예비후보와 관련한 불법적인 도서구매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며 “먼저 쟁점이 되는 사실 관계를 따져보보고, (조사에 필요하면)박 의원을 비롯해 양측 관계자를 부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논란의 핵심은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다. 한국자산신탁은 자사 직원들에게 박 의원의 신간 ‘박영선, 서울을 걷다’를 구매하라고 하고 이 금액을 회사에 내눴다. 이는 선거후보자에 대한 제 3자의 기부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게 선관위의 시각이다.

더욱이 문주현 한국자산신탁 회장과 박 의원이 경희대 동문이라는 점에서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회장과는 동문이라 전혀 모르는 사이는 아니지만, 최근에 서로 연락한 적도 없고 그런 일이 발생한 것도 언론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면서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무슨 이득이 있어 그런 일을 벌이겠느냐”고 반문했다.

최근 야권 주자인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자유한국당 예비후보)가 서울시장 후보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선거전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이번 사태는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박 의원측에는 뼈아플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당내 경선에서 결선투표 진출을 위해 우상호 의원과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지난 3일 김정화 바른미래당 부대변인은 “지난 평창올림픽서 흰 컬러 패딩, 특혜 응원 논란과 최근 도서 구입 강요까지 박 의원의 위선과 이중성의 끝은 어디까지 인지 궁금하다”며 “앞으로 서울 시장 ‘예비 후보’가 아니라 서울 시장 ‘특권 후보’로 정중히 불러 드리겠다”고 힐난하며 논란을 키웠다.

이런 비슷한 사례는 과거에도 발생한 적이 있다. 노영민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현 주중 대사)은 과거 20대 총선을 앞두고 출판기념회를 열어 카드결제 단말기 설치하고 도서를 강매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산업통상위원장직을 사퇴하고 총선 출마도 접어야 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번 논란에 대한 정확한 사실 관계를 따져봐야겠지만 최근 사회·경제·정치 전 분야에서 ‘갑질 철퇴’ 목소리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는 점은 (박 의원측에게는) 적지 않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신간 ‘박영선, 서울을 걷다’ 표지. (이미지=교보문고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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