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옥 한국거래소 디지털증권시장 팀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KRX)에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STO(Security Token Offering) 써밋 2024’의 ‘효과적인 RWA 생태계 구성을 위한 시스템 구축’이라는 주제 패널토론에서 이같이 밝혔다.
STO는 실물 자산이나 금융자산의 지분을 작게 나눈 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 형태로 발행한 증권을 일컫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혁신을 이루는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를 우선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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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투자자 보호…정보비대칭 해소 등 ‘4가지’
서 팀장은 거래소가 STO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고려하는 4가지 요소로 △도산절연 △대리인 문제 방지 △정보비대칭 해소 △불공정 거래 차단을 꼽았다.
우선 ‘도산절연’이란 신탁재산이 위탁자나 수탁자의 도산으로부터 절연돼서 독립된 재산으로 취급된다는 것을 뜻한다. STO 측면에서는 STO 사업자가 도산하더라도 증권이 투자한 자산은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는 취지다.
서 팀장은 “예컨대 부동산 STO 사업자가 도산하면 부동산 임대수익, 청산수익은 투자자에게 오롯이 배분돼야 한다”며 “향후 상장심사할 때 이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리인 문제 방지’란 STO 사업자 수익과 투자자 수익이 긴밀히 연결되지 않을 경우 사업자가 증권운용 과정에서 선량한 관리자로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는 상황을 방지하겠다는 뜻이다. 거래소는 STO 사업자가 일정 비중의 증권을 보유하게 해서 책임감 있게 증권을 관리하게 할 계획이다.
‘정보 비대칭 해소’는 사업자가 투자자와 충분히 의사소통해야 한다는 의미다. 서 팀장은 “사업자에게는 합병, 파산 등 이슈가 발생할 수 있으며 증권에서는 청산 등 중요한 이슈가 생길 수 있다”며 “이 경우 사업자들이 최대한 신속하고 정확하게 투자자에 충분한 정보를 공시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불공정 거래 차단’은 STO 시장이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에 노출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미다.
또한 거래소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상장 절차 간소화 △상장 관리 효율성 △시스템 효율성을 도모할 계획이다.
우선 STO에 대한 상장 절차를 간소화할 계획이다. 일반 주식은 거래소가 상장을 검토할 때 별도 위원회의 심의 및 의결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신종증권은 기초자산에 기반한 투자상품이라서 별도 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거래소 내부 검토로 상장을 진행한다.
상장 관리 및 시스템 측면에서도 효율성을 도모한다. 서 팀장은 “기업의 사업 계속성을 판단할 때는 기업 수익성, 재무 건전성, 성장성을 다 보는 것이 통상적”이라면서도 “반면 STO는 기업 수익성이 증권 운용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만큼 사업자의 기업 계속성을 판단할 때 매출, 수익 등 재무정보 반영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종증권 시장의 경우 시스템 개발을 최소화할 경우 시장운용 안전성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며 “우리나라 시장이 공정하고 효율성 높은 시장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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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콤, STO 플랫폼 작년~올해 구축…CBDC 준비
이날 패널토론에서는 이용재 미래에셋증권 수석매니저가 좌장을 맡았으며 라이언 브라우닝 디지털에셋 CRO(글로벌세일즈 헤드), 문건웅 코스콤 팀장도 참석했다.
이용재 수석매니저는 문건웅 팀장에게 “코스콤이 40년 이상 증권사 원장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블록체인 인프라 사업도 최근 추진하고 있다”며 “실물 연계 자산(RWA) 관련해서도 많은 준비를 해왔는데 어떻게 효율적 시스템을 준비하는지”에 대해 질의했다.
RWA는 부동산, 미술품, 국채, 저작권 등 접근성이 낮은 유무형의 현실세계 자산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올려 토큰화하는 것을 말한다.
문 팀장은 “STO 플랫폼을 작년부터 올해까지 구축해왔다”며 “증권사의 기존 원장 시스템을 그대로 이용해 투입하는 비용과 시간을 줄였고, 고객 입장에서 시장 접근성이 올라가게 했다”고 말했다.
CBDC는 ‘중앙은행’(Central Bank)과 ‘디지털화폐’(Digital Currency)를 합친 용어다.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새로운 화폐를 뜻한다.
이용재 수석매니저는 라이언 브라우닝 디지털에셋 CRO에게 금융회사가 토큰화 프로젝트를 도입할 경우 거치는 4단계에 대해 질의했다.
브라우닝 CRO는 “4단계에 들어가기에 앞서 더 중요한 것은 기업이 어떤 기술을 선택해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느냐다”라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서 매출을 올리고, 비용을 낮출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리스크를 해결한 다음 적용하는 4단계가 △애플리케이션(앱) 구축 △상호 연결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앱 활용 △상호 운용성 순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우선 앱을 구축한 다음 소수 당사자에게 테스트를 하기 위해 배포한다. 스마트 컨트랙트 및 정보보호 모델이 잘 구축됐는지, 필요한 당사자가 모두 모였는지, 통제가 잘 되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 1단계에서는 투자 수익률(ROI)이 바로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6~9개월 정도 시간을 가지며, 9개월이 넘으면 목표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어 2단계에서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서로 연결시킨다. API는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끼리 서로 소통하고 상호작용하기 위해 정의된 규약이나 프로토콜이다.
3단계에선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노드를 통해 앱을 활용하도록 한다. 만약 정보보호가 잘 돼있고, 탈중앙화 단계 구축이 잘 돼있다면 그동안 쏟은 노력에 대한 혜택을 확인할 수 있다. 4단계는 상호 운용성이다. 다양한 관계자들이 거래를 잘 하고, 다른 앱과 상호작용이 잘 되게끔 한다.
브라우닝 CRO는 “아직 전세계적으로 다들 1, 2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개인 정보보호나 상호 운용성이 잘 안될 경우 2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