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주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 사업이 확정되면 토지주들은 시세의 평균 66%수준 가격으로 새 아파트를 얻을 수 있다. 기존에 살던 집의 가격과 면적에 따라 1+1로 새 아파트를 두 채 주고, 등기 후엔 전매제한도 풀어주겠단 정부의 추가 인센티브가 나오면서 주민들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용두·청량리역, 수유12구역 ‘관심’
국토부가 선정한 도심 복합개발사업 2차 후보지는 지자체가 제안한 동대문구 2곳(역세권 1곳·저층주거 1곳), 강북구 11곳(역세권 7곳·저층주거지 4곳)이다. 후보지들 모두에서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되면 1만2900가구의 새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
주거상업고밀지구로 탈바꿈할 역세권사업은 △강북 미아역 동·서측(공급가구 총 1095가구) △미아사거리역 동·북측(총 1254가구) △삼양사거리역 인근(341가구) △수유역 남측1·2(총821가구) △동대문 용두역·청량리역 인근(3200가구) 등이 선정됐다.
|
주택공급활성화지구로 지정될 저층주거지로는 △강북구 옛 수유12구역(2696가구) △송중동 주민센터 인근(922가구) △옛 미아16구역(544가구) △삼양역 북측(588가구) △동대문 청량리동 주민센터 인근(1390가구) 등이 선정됐다.
옛 수유12구역은 면적이 10만1048㎡로, 1차 후보지에 포함된 은평구의 옛 증산4구역(16만6022㎡)과 영등포구 옛 신길15구역(10만6094㎡) 다음으로 넓다. 공급가구 수로는 증산4구역(4139가구) 다음으로 많다. 국토부는 2012년 8월에 정비예정구역에서 해제된 이 곳을 공공개발을 통해 도로 등 기반시설을 정비하고 지역개방형 문화·체육·생활SOC를 공급해 강북구의 새 주거지역으로 조성한단 구상이다.
등기 후 전매가능 ‘추가 당근책’…지역선 “현금청산이 문제”
여기에 정부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추가로 제시했다. 우선공급 대상인 토지주엔 등기 후엔 전매제한을 풀어주고 실거주 의무도 부과하지 않는다. 토지 등 소유자의 선호에 따라 85㎡를 초과하는 중대형 평형을 공급하고, 종전자산가액 또는 종전주택의 주거전용면적의 범위에서 1+1(60㎡ 이하)로 주택을 두 채 준다. 2월5일 이후 상속과 이혼으로 인한 권리변동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우선공급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예외사유도 둘 방침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에 규제완화 기대감이 번지고 있는 민간 재건축·재개발로 물량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토지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1+1’이나 전매를 허용하는 건 긍정적 조치지만 주민 동의율을 채울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했다.
이날 후보지로 선정된 지역들은 ‘시큰둥’한 분위기다. 강북구 수유동의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역세권사업은 역에서 멀리 사는 사람들이야 환영해도 가까운 곳 주민들은 다가구, 빌라 등이 전월세도 잘 나가서 굳이 반기지 않는다”고 했다.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공공개발을 하면 현금청산 문제도 있고 매매의 불편함이 생긴다고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라며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는다고 생각해 공공개발을 별로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토지주 10% 동의요건을 우선 확보하는 후보지는 7월부터 예정지구로 지정하고 1년 이내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지구 지정으로 사업 추진을 확정한다. 앞서 지난달 발표한 1차 후보지 21곳 가운데 은평구 증산4구역과 수색14구역, 도봉구 쌍문동(덕성여대 인근) 등 3곳은 10% 이상 동의를 받아 예정지구 지정 요건을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