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안되면 될때까지”…서울시, 소상공인 위한 ‘끝장 컨설팅’ 도입

‘소상공인 종합지원’ 자영업 클리닉→끝장 컨설팅으로 변경
대상자 375명에서 1000명으로…지원 항목·횟수 제한 없어
평균 컨설팅 횟수 2배 추정…"끝까지 전문적 컨설팅 제공"
  • 등록 2024-07-11 오후 3:57:49

    수정 2024-07-11 오후 3:57:49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유학생으로 시작해 무역회사 대표까지 지내며 35년을 일본에서 생활한 A 씨는 자녀들이 독립 후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귀국했다. 무엇을 할지 고민하다 일본 생활 내내 즐겨 먹었던 ‘소바’ 가게를 오픈했다. 하지만 오랜 외국생활로 한국 금용 시스템에 대한 지식이 전무해 자금 융통이나 지원 등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자금이 부족하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이용해 신용 점수도 굉장히 낮았다. 그러던 중 서울시 자영업지원센터를 알게 돼 컨설팅을 받았다. 이 곳에서 어떻게 해야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창업을 위해서는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안내를 받았다. 그리고 전단에 의존했던 홍보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받아 노력했다. 이런 점들이 더해져 A 씨의 가게는 현재 월 4000만원을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고, 3호점까지 가게를 확장하는 등 성공적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A 사장은 “우리처럼 새로운 정보에 접근하는 게 쉽지 않은 세대는 공공기관 타이틀이 주는 신뢰감이 상당한데 공공기관이 이런 서비스를 해준다는 게 신기하고 고마웠다”며 “우리의 선택에 아직 확신이 없던 때였음에도 ‘갖고 계신 기술이라면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건 시간 문제’라며 격려해 준 일이 잊히질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서울신용보증재단)
서울시가 예비창업자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자영업 클리닉을 대폭 확대한다. A 씨와 같이 정보나 경험이 부족한 소상공인들이 더 많은 지원을 받도록 하기 위해서다.

11일 시에 따르면 위기 소상공인의 컨설팅 지원 규모 확대를 위해 서울신용보증재단에서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소상공인 종합지원’의 사업 계획을 변경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제한이 있던 ‘자영업 클리닉’을 제한이 없는 ‘끝장 컨설팅’으로 개선한 점이다.

기존에는 연간 375명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1:1 ‘자영업 클리닉’을 실시했다. 메뉴 개발부터 고객관리, 매장운영, 유통·물류 관리 및 효율화, 노무 관련 상담, 디지털 전환뿐 아니라 업종전환이나 재취업 상담 등 사업 정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다만 해당 연도에 컨설팅을 받은 소상공인은 중복지원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소상공인당 컨설팅 횟수도 평균 2회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시와 서울신보는 끝장 컨설팅을 통해 대상을 1000명까지 늘리고 컨설팅 지원 항목과 지원 횟수도 모두 제한을 없앴다. 200명이던 컨설턴트도 추가로 모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예산도 기존에 비해 8억원 늘렸다. 서울신보 측에서는 소상공인당 컨설팅 횟수가 두 배 가량인 평균 4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서울시)
서울신보 관계자는 “평균 4회이기 때문에 누구는 1회, 누구는 8회의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4회차에 걸쳐 진단, 해법 제시, 이행 점검 등을 진행하면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추이를 보고 성과가 좋다면 내년에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서울시와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까지 컨설팅을 받은 소상공인은 175명이다. 당초 375명 중 절반가량씩 나눠 상하반기별로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끝장 컨설팅 대상을 1000명으로 늘렸으므로 하반기에는 825명으로 대상이 대폭 늘어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생경제가 워낙 어렵다 보니 소상공인들의 경영상 어려움이 크다”며 “위기를 극복할 때까지, 끝까지 전문적인 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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