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국내 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이 늘면서 해열진통제 ‘타이레놀’이 일반의약품 판매 1위로 올라섰다.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타이레놀이 1위에 오른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올해 2분기 들어 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자들의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결과다.
| (자료=아이큐비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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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 2분기 타이레놀과 타이레놀8시간이알은 각각 매출액 254억원과 74억원으로 1위와 5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전년 대비 신장률이다. 타이레놀은 전년 동기 60억원 대비 약 4.2배 매출이 늘었고 타이레놀8시간이알은 21억원 대비 3.5배 매출이 급상승했다. 타이레놀과 타이레놀8시간이알은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성분의 해열진통제다.
2020년과 2021년 1분기 매출을 비교해봐도 올 2분기 타이레놀 판매 신장률은 급증했다. 타이레놀은 1분기 매출이 8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 증가했다. 2분기 319% 폭발적 증가보다 그 폭이 좁다. 타이레놀8시간이알은 1분기 매출이 25억원으로 전년과 대비하면 오히려 28% 감소했다.
타이레놀 제품군의 매출 증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가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접종자들은 발열, 근육통 등 이상현상에 대비해 타이레놀 복약을 권고받는다. 지난 2월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라 타이레놀 수요가 급증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타이레놀의 매출 급증을 부추겼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백신 접종 이후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를 복용하도록 안내하지 않고 ‘타이레놀’을 특정해 일반인들의 시선이 쏠렸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삼진제약 ‘게보린쿨다운’, 한미약품 ‘써스펜8시간이알’, 코오롱제약 ‘트라몰8시간이알’, 종근당 ‘펜잘8시간이알’은 같은 성분이지만 모두 매출이 줄었다.
종근당의 골관절염치료제 ‘이모튼’은 타이레놀의 선전 속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이모튼은 아보카도 소야 불검화물의 추출물이다. 골관절염과 치주질환에 의한 출혈 및 통증 치료용으로 처방된다.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받았지만 대부분의 매출은 처방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이 특색이다.
한독의 관절염치료제 ‘케토톱’이 2위를 기록했다. 케토톱은 전년 동기 대비 11.2% 매출이 감소했지만 2위 자리는 지켰다. 광동 우황청심원이 80억원 매출로 3위를 차지했고 동화약품 액상형 소화제 까스활명수큐는 74억원 매출로 타이레놀8시간이알에 자리를 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