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절벽에 집값은 '쑥쑥'..주택시장에 무슨 일이?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전년 대비 절반
가격 상승폭은 확대..전문가 해석 분분
곧 발표될 주거복지 로드맵이 집값 향방 가를 듯
  • 등록 2017-11-23 오후 3:42:50

    수정 2017-11-23 오후 4:31:58

월별 서울 아파트 일평균 거래량(단위: 건, 자료: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고강도 규제를 담은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주택 거래가 급감했지만 집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동안 거래량이 가격의 선행지표 역할을 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고, 향후 집값은 어떻게 움직일까.

2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4526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97건이 거래된 셈이다. 하루 364건이 거래된 작년 11월과 비교하면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가을 이사철 성수기인 10월에도 아파트 거래는 급감했다. 한 달간 3813건이 매매돼 일평균 거래량이 123건에 그쳤다. 1년 전인 2016년 10월에는 1만2878건(일평균 415건)으로 3배 이상이었다.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만건 밑으로 떨어진 건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 추이(전주 대비 기준, 단위: %, 자료: 한국감정원)
반면 서울 아파트값은 꾸준히 오르고 있고 최근 들어서는 상승폭이 확대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셋째주(11월20일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18%로 전주(0.09%) 대비 2배 뛰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는 지난 9월 22억5000만원에 팔렸다. 연초와 비교하면 5억원 이상 매맷값이 뛴 것이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전용 82㎡가 이달초 17억4000만원에 거래된 데 이어 최근 호가가 18억원을 넘어섰다. 8·2 대책 전 고점이 17억원이었다.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의 경우 연초 대비 1억2000만~1억7000만원 가량 올라 최근 실거래가 기록은 9억원 후반이다. 현재 호가는 10억3000만~10억5000만원까지 뛰었다.

거래가 줄면 가격이 떨어진다는 부동산시장의 기본 법칙이 무너진 셈이다.

전문가들의 해석도 엇갈린다. 일부는 거래 감소의 주요 원인이 정부 규제로 인한 거래 제한에 있는 만큼 일반적인 시장 논리가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으로 거래 가능한 매물이 줄어든데다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상당수 매수 희망자들이 정부의 부동산 대책 추이를 살펴보며 관망하면서 거래량이 줄었지만 현금 동원력이 큰 일부 수요자들은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높아진 호가를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다주택자들은 양도소득세가 중과돼도 버티기로 맞서면 그만이어서 거래는 줄고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가격 하락의 전조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인데다 정부가 보유세 인상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어 향후 부동산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현재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매수세가 꺼지면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김부성 부동산자산관리연구원 대표는 “8·2 대책 이후 거래 절벽에 직면했는데 이달 말 발표 예정인 ‘주거복지 로드맵’이 향후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며 “임대사업자 등록 인센티브 수위나 신규 공공주택 공급 계획에 따라 매수자와 매도인들의 움직임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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