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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사내모임에서 미국 공장에서 반도체를 공급받기로 했다며 유럽에서도 반도체 조달량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쿡은 직원들에게 “우리는 이미 애리조나 공장에서 (반도체를) 사들이기로 결정했다”며 “이 공장은 2024년부터 가동되기 때문에 앞으로 2년 정도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모임에서 유럽 공장에서 반도체를 추가로 조달하는 계획도 윤곽이 잡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TSMC는 그동안 애플이 설계한 반도체를 생산해온 업체이기도 하다. 애플은 자사 아이폰과 맥북, 에어팟 등에 들어가는 프로세서 반도체를 직접 설계해 파운드리 기업에 생산을 위탁해 왔다. 쿡은 애플 기기의 프로세서의 60%가 TSMC 대만 공장에서 만들어진다면서 이같은 과도한 부품 의존도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쿡은 유럽 내 추가 공급선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TSMC가 현재 독일 정부와 현지 공장 설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 곳에서 반도체를 공급받는 방안을 검토했을 가능성이 있다. 애플이 독일에서 빠르게 성장 중인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한편, 애플은 중국의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과 정책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자국 내 공급 업체를 늘리는 방향으로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다. 애플이 공개한 2021회계연도(2020년10월~2021년9월) 공급업체 목록을 보면 약 180개의 애플 공급업체 중 미국에 제조 공장을 가진 업체는 48곳으로, 전년도(25곳)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