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위원장이 제시한 지방선거 공천 조건이 사실상 반영되지 않았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관련한 청년 비대위원들의 우려 목소리도 의사 결정 과정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민주당에 소수 의견을 반영할 만한 민주적 시스템이 미비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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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박 위원장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19일 “어제 공천관리위원회가 노영민 후보를 충북지사로 단수 추천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아마 오늘 비대위에서 심의하고 쟁점이 될 것”이라며 “저는 계속 그래(반대 의사 표명) 왔고, 국민들이 생각하시기에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그건 각자 스스로 판단할 문제”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노 전 실장이 단수 공천 대상자로 낙점되면서 이러한 박 위원장의 말은 사실상 ‘패싱’됐다. 노 전 실장은 인공지능(AI) 면접에서 나온 부동산 문제에 대해 자신은 서울과 청주 아파트를 모두 매각한 ‘무주택자’라는 점을 강조했고, 무난히 면접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민주당이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검수완박 법안 역시 청년 비대위원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이 만장일치로 검수완박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후 권지웅 비대위원은 “시대의 우선순위가 달라졌다. 검찰 개혁을 1순위로 내세우는 민주당의 모습으로 지방선거를 치르는 것이 무섭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러한 우려에도 민주당이 관련 법안을 강행 처리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는 지난달 13일 박 위원장을 포함해 비대위의 절반을 2030세대로 세웠다고 발표하며 “2030 세대와 더 가까이할 수 있는 정당으로 쇄신하겠다는 예고”라고 밝힌 것과 배치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시스템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지적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 민주당은 일부가 정한 방침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걸 원하는 것 같다”며 “이는 소수의 다른 목소리를 수용할 수 없는, 민주주의에 충실하지 못한 모습”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