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세비야처럼'…오세훈표 도시디자인 혁신 시동(종합)

'매력 서울을 위한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방안' 발표
디자인 맞춰 사업 계획 세우는 디자인 우선 시스템
용적률 120% 상향, 건폐율 완화 등 '인센티브' 제공
성냥갑 아파트 퇴출, 5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 허용
  • 등록 2023-02-09 오후 3:22:52

    수정 2023-02-09 오후 7:17:36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페인 세비야처럼 특색있고 상징적인 건축물로 채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선(先) 디자인, 후(後) 사업계획’ 방식을 도입하고 창의적 디자인 건축물의 사업 추진 필요성이 인정되면 용적률 120% 상향 등 파격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울의 디자인 혁신을 위한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9일 서울시청에서 간담회를 열고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개발 계획 수립단계부터 용도·규모·공사비 등을 확정하지 않고 민관협력을 통해 자유로운 디자인과 규모·공사비 제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게 이번 혁신안의 골자다. 구체적인 시행 방안으로 △창의적 설계 유도 △유연한 제도 운용 △신속행정 등 ‘3대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방안’을 제시했다.

예술성과 상징성이 필요한 공공건축물은 사전공모를 도입해 디자인 우선 행정시스템을 구축한다. 사업 초기 단계에서 디자인부터 공모·확정한 뒤 사업비 등을 책정하는 ‘기획 디자인 공모’ 방안을 도입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처럼 공사비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건축물을 짓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건축 규제·제도도 유연하게 바꾼다. 특정 부지를 특정 용도로만 쓰도록 하는 규정을 없애고 같은 땅에 일자리·주거·문화 기능을 혼합한 공간을 만들 수 있도록 ‘서울형 용도지역제’를 도입한다. 또 높이·건폐율 등 건축규제를 대폭 완화한 ‘디자인 자유구역’ 제도도 도입한다. 법정 용적률을 최대 120%까지 완화해 설계비·공사비 일부를 상쇄하도록 허용하고 녹지와 공유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건축 디자인이 각종 심의 과정에서 변경·왜곡되는 현상 막기 위해 도시·건축·교통·환경 등을 한 번에 심의하는 ‘통합심의’ 제도도 도입한다.

오 시장은 “공사비 위주의 건설 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자유로운 건축 디자인을 제약하는 불필요한 규제를 지속해서 발굴해 철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서울 용산구 노들섬이 이번 혁신안의 첫 시범 사업지다. 광진구 ‘자라나는 숲’을 설계한 건축가 나은중과 뉴욕 베슬을 설계한 토마스 헤더웍 등 국내외 건축가 7명을 초청해 답사를 마치고 디자인 구상에 들어갔다. 다음달까지 공모를 통해 콘텐츠와 규모, 공사비를 포함한 디자인 구상안을 제안받은 후 최종 설계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제2세종문화회관, 성동구치소, 수서역 공영주차장 복합개발 사업지도 디자인 혁신 시범사업지로 선정했다. 별도 공모를 통해 5개 민간 건축물을 시범사업지로 추가 선정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복잡한 심의과정에서 사업계획은 지연되고 디자인은 왜곡되면서 그간 건축물은 용을 디자인해도 뱀이 나오는 식이었다”며 “이제는 창의적 디자인의 건축물 건립을 어렵게 만들었던 제도와 행정 절차를 대대적으로 손보고 혁신적 건축물이 서울 곳곳에 건립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등 주거지에 대한 디자인이나 규제 역시 혁신안에 맞게 새로 그린다. 이른바 ‘성냥갑’으로 불리는 획일적 형태 아파트를 없애기 위해 경관, 조망, 한강 접근성, 디자인 특화설계 등 요건을 충족하면 50층 이상의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허용한다. 주거지 면적의 약 42%를 차지하고 있는 다세대·연립주택 등 저층 주거지는 더 살기 좋은 동네 ‘한층 더’ 예쁜 집 만들기 프로젝트(가칭)를 통해 디자인 특화 시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해 주민 편익시설 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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