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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경제단체·업종별 협회는 16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중대재해법 입법 추진과 관련해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도 우리 기업과 기업인들은 수천 가지의 죄목 앞에 살얼음 판”이라며 “가장 무섭고 강력한 중대재해법안이 정치적 고려만으로 단기간에 입법화된다면 그 부담을 고스란히 안게 되는 우리 기업과 기업인들은 어떡하란 말이냐”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신승관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반원익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 정병윤 대한건설협회 부회장 등 7개 경제단체 부회장단이 30개 경제단체와 업종별 협회를 대표해 한자리에 모였다.
중대재해법은 근로자의 사망·상해 등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와 기업인의 책임과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으로 더불어민주당은 12월 임시국회에서 이를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오는 17일 정책의원총회를 열어 당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권태신 부회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처벌 농도가 높은 산업안전보건법을 올 1월부터 시행했다”며 “이것을 먼저 시행한 후 사고가 많이 줄었는지, 부작용과 효과는 무엇인지 보고 난 뒤에 다시 중대재해법을 논의해야 하지 않냐”고 답답함을 내비쳤다. 이어 “지난 국회에서 기업 규제 3법, 노동법개정 이런 것들로 우리 기업은 새로운 투자보다는 경영권을 보호하고 사고를 방지하는 것만 고민하게 됐다”며 “처벌 만능주의, 규제만능주의로 절대 해결 안 된다”고 말했다.
반원익 중견련 부회장은 “기업가는 총만 안 들었지 전투를 지휘하는 지휘가”라며 “전투에서 중대하는 사고를 겪었다고 그때마다 지휘관을 감옥에 넣는다고 하면 누가 전투를 지휘하겠냐”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일자리는 기업이 약 80%를 지탱하고 있다.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경제를 만들어간다는 인식을 하고 기업을 중시해달라”고 강조했다.
경제계는 사후처벌이 아닌 사전예방 방식으로 산업안전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권태신 부회장은 “현재도 안전사고와 대형사고가 나게 되면 공장의 어느 한 부분만 나도 전체 공장을 한 두 달 쉬게 한다”며 “노동청, 환경부, 소방청 등에서 오고 각 부처마다 와서 규제하고 현재 제도만으로도 처벌은 엄청 과잉”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이것을 예방 방지 차원에서 안전환경단체와 협의하고 개선방지 대책을 마련해야지 처벌위주로 가면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대재해법과 관련해 경총이 국내 654개 기업(응답기준)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도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90.9%가 입법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95.2%는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법인에 대한 처벌 수준이 ‘과도하다’고 답했다. 또 84.3%의 기업이 ‘중대재해 예방에 효과가 없거나 영향이 미미하다’고 판단했고, 오히려 중소기업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