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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형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수험생들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작년까지는 1차 필기시험 날짜가 하루에 몰리며 일명 ‘A매치 데이’로 불렸을 정도다. 수험생으로는 단 한 곳만 선택할 수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다음 달 22일 1차 필기시험을 보는 다른 곳과 달리 금감원은 10월15일 필기시험을 치른다. 대부분의 지원자가 금감원과 다른 공기업을 함께 지원할 것으로 보여 경쟁률 자체는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공기업 관계자는 “지원 자체는 예전보다 확 늘어날 것”이라면서 “복수 합격자도 나올 수 있다는 점이 변수”라고 말했다.
대부분 금융공기업은 지원자의 연령이나 학력, 전공 제한은 두지 않는다. 배경이나 학력을 아예 보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산업은행은 원서를 접수할 때 사진과 출신학교를 아예 받지 않기로 했다. 선입견 없이 인재를 찾아내자는 취지다. 한국은행에 지원하는 수험생은 자기소개서에 출신학교나 고향, 이름을 적으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영어성적에 대한 비중도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예를 들어 금감원은 영어점수는 토익 730점 이상이면 다 같은 점수로 본다. 업무과 관련없는 자격증이라면 별 도움이 안된다. 금감원은 금융감독 업무 관련성이 높은 자격증만 인정하고, 한은은 아예 변호사나 공인회계사(CPA)에 대한 우대를 없앴다.
면접 비중 확대‥“기계적으로 잘 준비된 답은 걸러낸다”
실무능력 검증은 대폭 강화됐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능력중심으로 채용하기 위해 직무능력표준(NCS) 방식을 확대했다”면서 “다른 어느 공공기관보다 직무능력 검증에 초점을 맞췄다”고 소개했다.
필기시험의 성적이 평준화하다보니 면접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특히 임원이 들어오는 2차 면접 때는 필기성적 조차도 보지 않는 사실상 제로베이스에서 면접을 치른다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공부 잘하고 좋은 대학 나왔다고 직장생활 잘하는 게 아니잖냐”고 되물었다. 그는 “기계적으로 잘 준비된 대답은 바로 걸러낼 수 있다”면서 “진솔한 자세와 조직에 대한 열정, 인성을 갖춘 인재를 찾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