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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번째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계가 임금 성차별 문제를 제기하는 집회 ‘3시 STOP 조기퇴근 시위’를 열었다. 지난 2017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3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이들은 임금격차와 함께 직장 내 남성중심적 문화와 경력단절, 여성구직자 차별 철폐 등을 요구했다.
사회를 맡은 최미진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대표는 “100대 64라는 거대한 임금격차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여성은 오후 3시부터는 무급으로 일하고 있는 셈”이라며 “무노동 무임금이 원칙이라면 돈 안 주는 노동은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경제적 자립은 여성이 당당하게 살기 위한 중요한 요건 중 하나”라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면접에서 떨어지고 차별임금을 받고 성희롱과 성폭력을 당하는 성차별 구조를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일터 내 성차별을 고발하는 ‘페이미투(PayMetoo)’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성계가 벌인 설문조사에서는 여성을 비정규직으로만 채용하거나 채용 후에도 주요 업무를 주지 않는 소위 ‘배치차별’과 ‘승진차별’이 가장 시급히 해결돼야 할 일터 성차별로 꼽혔다.
여성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성희롱과 성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직장 내 조직문화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황현숙 서울여성노동자회 부회장은 “오늘 오전에도 ‘회식 후 직장 상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문의 전화를 받았다”라며 “직장 내 성희롱 문제로 찾아온 여성노동자 10명 중 6명이 회사에서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황 부회장은 “미투 운동으로 용기를 얻어 성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여성들은 많아지고 있지만 실질적인 제도와 직장 내 문화는 같은 속도로 변화하지 않고 있다”며 “일터 성폭력은 여성임원이 적고 성차별적인 직장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발언 후 참가자 38명은 ‘비정규직 여성화 박살 내자’·‘30년 다녀도 최저임금, 여성노동자는 용돈 벌러 온 것이 아니다’·‘출산은 나의 은퇴가 아니다’ 등 여성노동자를 향한 차별적 발언이 적힌 피켓을 읽고 부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한편 성별 임금격차 등을 지적하는 ‘3시 STOP 조기퇴근 시위’는 서울뿐 아니라 대구, 경북 경산, 경북 경주, 부산 등지에서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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