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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중국 관영매체와 미국 중진 국회의원이 한 대학교의 졸업식 연설을 두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연설자로 초청한 것을 두고 벌어진 갈등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6일자 사설에서 “해당 학교가 달라이 라마에게 졸업식 연설을 청한 것은 1000명에 가까운 중국 유학생들의 집단 존엄을 침해한 것”이라며 “우리는 학교가 이에 대해 마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미국 캘리포니아-샌디에이고 대학(UCSD)이 달라이 라마를 이달 열리는 졸업생 학위수여식 연설자로 초청한 데 대해 중국 관영매체가 해당 대학을 제재하자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시작됐다.
그러면서 “초청 배후에 있는 인도계 미국인 프라디프 코슬라 총장이 달라이 라마를 분리주의자에서 넬슨 만델라급의 인물로 만들었다”며 “티베트 독립 지지는 UCSD와 중국 간 교류에 영향을 끼쳐 중국 대학이 교류협력을 신중히 재검토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매체는 “중국 당국이 코슬라 총장에게 중국 입국 비자를 발급하지 말고 중국에서 이 대학 졸업장과 학위증서를 인정하지 말 것을 제안한다”고 역설했다.
이렇자 미국 민주당의 다이앤 파인스타인(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은 글로벌타임스에 실린 글이 아무 이유없이 UCSD와 해당 학교장을 위협했다며 매체의 사과와 해당 글 삭제를 요구했다.
이같은 충돌의 배경에는 중국과 미국 사회에서의 달라이 라마에 대한 인식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며 양국의 관점이 부딪히는 것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 매체는 주장했다.
그러면서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에 대해서는 여전히 날을 세웠다. 환구시보는 “파인스타인 의원은 자신이 달라이 라마와 오랜 친구라는 것을 강조했는데, 이같은 사적인 관계가 중국 사회의 달라이라마 문제에 이해에 영향을 줬는지 모르겠다”며 “그의 연륜으로 보면 세계의 다양성에 대해 이해할 법 한데 이번 태도는 최소한 그가 달라이 라마 문제에서는 편견과 고집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