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한텐 ELS 팔지 말라고?" 금감원장 발언에 뿔난 고령층

이복현 원장, 29일 홍콩H지수 ELS 무분별 판매 은행 비판
“고령자 자필서명 및 답변했다고 권유 은행 책임 없지 않아”
일부 70대 “고령자 이해력 떨어진다는 말처럼 들려”
  • 등록 2023-11-30 오후 3:45:21

    수정 2023-11-30 오후 3:46:31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대규모 원금 손실 위기의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지수(ELS) 상품을 판매한 은행을 작심 비판한 가운데, 일부 70대 어르신들이 이 원장의 발언을 두고 불만을 표하고 있다. ELS의 복잡한 상품 약관을 두고 노인들의 ‘이해력’이 떨어진다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감원-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원장은 지난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감원-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백브리핑을 통해 “저도 눈에 잘 안 들어오고 안 읽히는 게 주가연계지수(ELS) 상품 약관인데 고령 투자자들이 그냥 자필서명하고 질문에 ‘네 네’ 답변했다고 해서 상품을 권유한 은행이 책임 없다고 볼 수 있느나”고 말했다.

은행은 자필 서명을 받았기 때문에 ‘불완전 판매’는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적합성 원칙 등 취지를 따져 보면 은행에도 잘못이 있을 수 있다고 꼬집은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에서 판매한 홍콩H지수 연계 ELS 중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판매 잔액은 총 8조4100억원 규모다. 상품 구조와 주가수준을 감안했을 때 현재 상태로는 3조~4조원대 원금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또 “이런 고위험 상품이 다른데도 아닌 은행 창구에서 고령자한테 특정 시기에 많이 판매됐다는 것만으로도 적합성 원칙을 지켰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노후 보장을 목적으로 만기 정기예금에 재투자하고 싶어하는 70대 고령 투자자에게 수십 퍼센트(%)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품을 권유하는 것이 맞느나”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70대 남성 이모씨는 “마치 모든 고령자의 이해력이 떨어진다는 말처럼 들린다”라며 “70대 이상 노인들에게는 ELS도 팔지 말아야 한다는 얘긴가”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70대 박모씨는 “일반 정기예금 약관도 복잡한데 일일이 다 해독하면서 읽고 가입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노인들은 정기예금도 들지 말라는 얘기냐”고 비판했다.

이 원장의 발언은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는 고위험 상품을 고령층에게 무분별하게 판매한 은행을 겨냥한 것이었지만 의도치 않게 일부 고령 금융소비자들의 심기를 거스른 것으로 보인다.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이에 대해 “어제 (이복현) 원장이 고령층에 판매한 것 자체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금감원에 36건 정도 민원이 접수됐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고령층에 판매했을 개연성이 있고 원장도 이를 염두에 두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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