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프랑스의 정치 불확실성 확대로 유로화 가치와 프랑스 국채가 흔들렸다.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 내 제2 경제 대국인 프랑스의 총선 결과 극우 정당의 집권은 막았지만 과반 정당이 없는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되면서 의회가 교착 상태가 된다는 불안감이 작용했다.
| 7일(현지시간) 프랑스 총선 2차 투표 결과 발표 후 파리 라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야간 집회 참가자들이 프랑스 국기를 흔들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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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국채는 개장 직후 하락해(금리 상승) 프랑스 신용 위험의 대표적 지표인 프랑스 국채 10년 물과 독일 국채의 스프레드(금리 차이)가 약 70bp(1bp=0.01%포인트)까지 벌어졌다. 2012년 남유럽 재정위기 이후 가장 많이 벌어졌던 지난달 80bp 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중순에는 54bp 차이에 불과했다.
유로화 가치는 총선 출구조사가 발표된 이후 달러화 대비 0.3% 내린 이후 하락분을 일부 만회하기도 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이미 지난 5월 말에 프랑스 신용등급을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전날 치러진 프랑스 총선 결선 투표 결과 하원 의석 577석 중 전체 좌파 연합인 신민중전선(NFP)이 182석,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을 포함한 범여권이 168석, 극우 국민연합(RN)이 143석을 각각 확보했다. 좌파 연합과 범여권이 강력한 반극우 전선을 형성해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RN의 독주를 막았지만, 과반 의석을 얻은 정당이 없어 정부 구성, 정책 결정 등이 한동안 혼란에 빠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프랑스의 재정 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5.5%, 유럽연합(EU)의 한도인 3%를 넘겨 재정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공공 지출을 현 재정의 6배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공약한 좌파 연합의 승리도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잭 앨런 레이놀즈 이코노미스트는 “의회가 분열됐다는 것은 프랑스 정부가 EU의 재정 규칙을 준수하고 공공부채를 지속가능한 경로로 되돌리는 데 필요한 예산 삭감을 통과시키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