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넘어 기억으로]아우슈비츠·그라운드제로…비극은 공간 속에서 교훈이 된다

아우슈비츠·그라운드 제로 등 다크 투어리즘 관광지 많아
"언젠가 잊힐 세월호 참사…다크 투어리즘 통해 교훈 될 것"
  • 등록 2019-04-16 오후 1:20:27

    수정 2019-04-16 오후 1:24:13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기억 공간’에서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비극적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며 교훈을 되새기는 다크 투어리즘은 국내에서는 아직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비교적 쉽게 다크 투어리즘의 현장을 찾아볼 수 있다.

다크 투어리즘의 대표격으로 꼽히는 곳은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400만명이 학살됐던 이곳은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꾸며져 홀로코스트의 비극적 역사를 기억하고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찾은 전 세계 방문객의 수는 215만여 명에 달한다.

지난 2001년 9·11테러가 발생했던 미국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 역시 대표적인 다크 투어리즘 장소다. 그라운드 제로에 마련된 추모 공간인 뉴욕 9·11 메모리얼에는 테러 희생자 3000여 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2014년 문을 연 9·11 추모박물관에는 테러 당시 불탄 소방차나 생존자들이 이용했던 계단 등이 고스란히 전시돼 있다. 이 밖에 수백만명이 학살당했던 캄보디아 킬링필드, 원자력 폭탄 피해 지역이었던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 등도 세계적으로 알려진 다크 투어리즘 장소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다크 투어리즘의 개념이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국내에서도 수많은 대형 재난과 사고가 있었지만 이를 교훈삼을 수 있는 흔적은 찾기가 어렵다. 서울 서대문형무소나 제주 4·3평화공원 등을 통해 다크 투어리즘이 조금씩 태동하고 있을 뿐이다. 최근에는 광주와 제주 외에도 다양한 지자체가 지역 내 역사 유적을 다크 투어리즘에 걸맞은 관광자원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를 다크 투어리즘과 연관시키는 것이 참사를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방법중 하나라고 말한다. 정근식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아직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기억에서 잊히게 될 것”이라며 “진도와 안산이 중심이 된 다크 투어리즘을 통해 참사를 오래 기억하고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의 특성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헌식 평론가(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는 “참사 관련 장소가 흩어져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다양한 장소를 어떻게 연계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다크 투어리즘 장소들이 특정 지역에 한정된 것과 달리 세월호 참사는 진도 팽목항·목포 신항·안산 단원고 등 둘러볼 만한 장소가 전국 각지에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세월호 참사는 전 국민적인 사안이라는 인식도 있기 때문에 관련 장소가 전국에 흩어져 있는 것이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라며 “세월호 참사라는 특정 사건에 한정하지 않고 재난 상황에서의 국민 안전이라는 문제를 환기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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