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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투어리즘의 대표격으로 꼽히는 곳은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400만명이 학살됐던 이곳은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꾸며져 홀로코스트의 비극적 역사를 기억하고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찾은 전 세계 방문객의 수는 215만여 명에 달한다.
지난 2001년 9·11테러가 발생했던 미국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 역시 대표적인 다크 투어리즘 장소다. 그라운드 제로에 마련된 추모 공간인 뉴욕 9·11 메모리얼에는 테러 희생자 3000여 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2014년 문을 연 9·11 추모박물관에는 테러 당시 불탄 소방차나 생존자들이 이용했던 계단 등이 고스란히 전시돼 있다. 이 밖에 수백만명이 학살당했던 캄보디아 킬링필드, 원자력 폭탄 피해 지역이었던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 등도 세계적으로 알려진 다크 투어리즘 장소다.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를 다크 투어리즘과 연관시키는 것이 참사를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방법중 하나라고 말한다. 정근식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아직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기억에서 잊히게 될 것”이라며 “진도와 안산이 중심이 된 다크 투어리즘을 통해 참사를 오래 기억하고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는 전 국민적인 사안이라는 인식도 있기 때문에 관련 장소가 전국에 흩어져 있는 것이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라며 “세월호 참사라는 특정 사건에 한정하지 않고 재난 상황에서의 국민 안전이라는 문제를 환기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