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대 스포츠 도박사이트 운영한 일당 경찰에 덜미

IT업계 회사원 위장…2000억대 도박사이트 개설
필리핀서 48억대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도 검거
대포폰 쓰고 현금 거래…경찰 수사망 피해다녀
  • 등록 2018-07-18 오후 2:48:00

    수정 2018-07-18 오후 2:48:00

서울 은평경찰서 전경.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평범한 IT업계 직원으로 속이고 6년간 2000억 규모의 도박사이트를 운영·관리해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도박장소개설 등의 혐의로 정모(47)씨와 필리핀에서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조직 일당 2명 등 3명을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도박사이트 서버 관리자 장모(48)씨는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다.

정씨와 장씨 등은 불법 도박사이트를 개발해주고 데이터베이스(DB) 서버 운영 및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지난 2012년부터 1976억원 규모의 스포츠 도박사이트 4곳을 개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6년간 IT업계 종사자인 척 하면서 도박 사이트 개발·유지·보수 일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대포폰을 쓰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연락을 주고받았고 사이트 유지보수 비용 또한 현금으로만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

경찰은 또 지난해 1월부터 필리핀에서 도박 영상을 제작·송출하며 48억원 규모의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온 조직원 정모(37)씨와 송모(25)씨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 조사 결과 동네 선후배 사이인 정씨와 송씨는 지난해 1월부터 필리핀 주택가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홀짝이나 바카라 등 도박 영상을 제작해 실시간으로 사이트에 송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트 개발자와 도박 영상 송출 조직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에 필요한 최상위 조직원”이라며 “이들을 검거함으로써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해외로 도피한 도박 영상 송출조직 운영자 A(37)씨 등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등과 국제 공조수사를 추진하는 한편 불법 도박사이트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방침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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