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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원 한도 ‘파일럿’상품…하루 150건 선착순 접수
카카오뱅크는 22일 서울 중구 서울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23일 오후 카카오뱅크 모바일 앱을 통해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대출 심사에 필요한 서류 제출은 모바일과 PC를 통해 이뤄진다.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모바일에서 모든 절차가 가능하며 아이폰은 PC를 통해 서류 제출 단계를 밟게 된다. 전월세 대출에 필요한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소득증명 등 각종 서류 확인은 스크래핑(Scrapping·자료 자동추출) 방식으로 이뤄지며 스크래핑이 불가능한 전월세 계약서와 계약 영수증은 고객이 사진을 찍어 카카오뱅크 앱에 업로드하면 된다.
대출 대상은 주택금융공사 보증요건을 충족한 1년 이상 재직자다. 이미 전월세 대출을 받은 경우와 현 직장 1년 미만 재직자, 무직자 등은 대출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출 가능 주택은 수도권은 임차보증금 4억원 이하 그 외 지역은 2억원 이하인 아파트·다세대 주택·빌라 및 연립주택주거용 오피스텔 등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 중인 건물이어야 한다. 세대 분리 확인이 어려운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은 제외된다.
이번 전월세보증금 대출상품은 1000억원 한도의 특별 한정 판매로 실시한다. 신청 고객이 몰릴 경우 거래 시간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1일 대출 신청 접수건은 100~150건으로 제한된다. 신청 시작 시간은 오전 6시이며 서류 제출은 오전 8시부터 가능하다.
카카오뱅크가 시중 은행과 차별화한 경쟁력으로 내세운 부분은 ‘쉽고 빠른 대출’이다. 신한은행의 ‘신한 S드림 전세대출’ 등 시중은행도 영업점 방문 없이 비대면으로 전월세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을 내놓은 상태에서 카카오뱅크는 △2분 내 금리·한도 조회 △2영업일 내 대출심사 확인 △주말 및 공휴일 대출실행 등 보다 빠르고 간편한 절차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상품과 동일하게 중도상환 수수료를 없앤 점도 특징이다.
카카오뱅크 전월세대출의 최저금리는 신규 코픽스 기준 연 2.82%(6개월 변동금리) 수준이다. KB국민은행의 비대면 전월세대출상품 ‘KB i-STAR 직장인 전세자금대출’이 우대금리 포함 최저 연 2.65%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0.2%포인트 가량 높지만 복잡한 우대금리 조건이 없다는 점은 강점이다. 신한은행의 ‘신한 S드림 전세대출’의 최저금리 연 3.04%보다는 약 0.2%포인트 가량 낮다.
다만 대출 대상을 1년 이상 재직자로 제한을 두면서 중저신용자들의 대출 기회 확대라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 취지와는 달리 ‘리스크를 피한 손쉬운 대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대출 대상을 1년 미만 재직자나 사업자 등으로 점차 확대할 예정”이라며 “100% 비대면 거래로 이뤄지기 때문에 은행들이 임의로 고객 대상을 제한할 수 없어 오히려 중저신용자 고객들에게 대출 기회를 확대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새로운 도전에 시중 은행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B국민은행 ‘KB i-STAR 직장인 전세자금대출’, 신한은행 ‘신한 S드림 전세대출’, 우리은행 ‘iTouch 전세론’ 등이 판매 중이며 KEB하나은행도 주택신용보증기금 비대면 전월세대출상품을 준비 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8·2 부동산 종합대책 이후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조이면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입을 주저하면서 전·월세 시장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이에 각 은행에서도 전월세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월세대출은 전세계약이나 임대인 및 임차 목적물 조사 등 전세대출에 필요한 권리관계확인이 필요한데 지나치게 빠른 실행만 강조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