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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16일 오전 비대위원들과 함께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이 자리에 죄인 된 심정으로 섰다. 호남의 간절함을 온전히 받들지 못한 민주당의 잘못을 어떻게 씻을 수 있을지 감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민주당이 호남의 성원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해 정말 송구하다”고 밝혔다.
지난 9일 대선이 끝난 뒤 민주당 지도부가 호남지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주와 전남, 전북지역은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82~86%의 압도적인 표를 몰아줬다. 특정 후보가 8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이 세 지역이 유일하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민주당의 ‘호남 홀대론’ 등 부정적 이슈가 불거졌지만 강한 지지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압도적 지지에도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한 것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는 거듭 머리를 숙였다. 윤 비대위원장은 광주시당에서 비대위 회의를 열고 “호남의 선택이 다시 아픔이 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각오로 쇄신하고 또 쇄신하겠다”며 “어떤 고통과 외로움이 따르더라도 썩은 뿌리를 도려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회의장 밖에서는 윤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당원들의 시위가 있었다. 이들은 ‘민주당은 각성하라’, ‘검찰개혁 언론개혁’, ‘상설특검 설치하라’ 등 피켓을 들고 윤 위원장에게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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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새로운 인물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말에 책임감 있게 지킬 수 있어야만 ‘내로남불’·‘불공정’ 민주당에서 벗어나 국민의 신뢰 구축과 회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지난 대선 기간 약속한 정치개혁과 통합 정치는 모두 민주당의 혁신과 쇄신 없이는 불가능한 것”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임동균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대선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모든 집단의 주변화(하찮은 존재로 만드는 현상)’를 꼽았다. 대선이 치러지는 기간 청년 남녀 각각 피해 의식이 극단화됐고, 수도권에 집을 갖고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은 각각 세금 폭탄과 부동산 정책의 피해자라고 인식하는 등 집단별 갈등이 고조됐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득표를 위해 끊임없이 주변화된 집단에 상징성을 부여하는 과정에서 모든 집단의 갈등이 지속됐다”며 “모든 정체성(집단)의 요구를 들어주긴 100%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혐오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좌절과 분노, 혐오의 소용돌이로부터 사회를 지키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사회적 희망감을 생성시켜야 한다”며 “금융·산업·지역·부동산·문화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최고디자인책임자(Chief Design Officer)로서의 국가와 지도자, 정치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