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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패싱’ 불식..美·中·北에도 부담 크지 않아
우리 정부의 이번 제안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계획과 함께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북한과 대화 채널을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평창 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한다면 국제적으로 우려가 일고 있는 ‘평화올림픽’에 대한 불신이 일거에 해소된다. 여기에 선수단과 응원단 참여를 위해 논의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화 국면이 형성될 수 있다. 한반도 정세가 크게 요동치는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정부 입장에서도 이른바 ‘코리아패싱’이라는 색안경을 한번에 불식시킬 수 있는 카드다. 미국과 북한이 대화 테이블을 열기까지 ‘북핵’ 문제를 주요 의제로 올릴지 여부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양측의 입장을 조율한 새로운 제안을 내놨다는 점에서다.
北 핵미사일 완성 선언 이후 또다시 양보 모양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우리 측은 여러 차례 북한에 대화 의사를 타진해왔다. 북한이 그간 이에 응하지 않고 핵·미사일 개발에 전력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제안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주도권이 여전히 북한에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우리 정부는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의 연기 가능성에 대해 여러차례 즉답을 피해왔다. 북한이 도발 일변도의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스스로 한미 군사 훈련을 연기하는 것에 당위성이 부족하다는 인식에서다. 그러나 평창 올림픽이 목전으로 다가오는데 북한이 요지부동한 태도를 보이면서 북한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다. 우리 정부가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한다면 내년 초 평창 올림픽 기간까지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하는 문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새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