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사상, 감정 등 보이지 않는 것들이 세상을 바꾼다. 누군가 한 사람의 생각이 거대한 파도가 돼 좋은 영향력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도 있고, 세상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가수 겸 작가 소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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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가혹하지 말아야…‘너·나’ 아껴주길”
이날 ‘나다움’이라는 주제로 첫 기조 강연에 나선 나 시인도 ‘나다움’을 찾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음을 고백했다. 그는 14세 때부터 시인의 길을 꿈꿨지만 부친이 원하는 대로 43년간 교직에 몸을 담았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시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2007년 공주 장기초 교장으로 퇴임했다. 교사로서는 책임과 의무가 있는 ‘살아야 하는 삶’이었다면 시로 가득 채워졌던 퇴임 이후 17년 동안은 ‘살고 싶은 삶’이었다.
그는 ‘어떤 것이 나다움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 역시 ‘나’가 아닌 ‘너’에게서 찾았다. ‘너’는 우리 모두의 ‘나’라는 맥락에서 ‘너에게 잘하는 것’이 곧 ‘나에게 잘하는 것’이고 ‘나다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자의 충(忠)과 서(恕)를 언급했다. ‘충’은 무엇을 하건 오롯이 최선을 다하는 자세라면 ‘서’는 내가 바라지 않는 일을 남에게 하지 않는 것(기소불욕물시어인·己所不欲勿施於人)을 뜻한다. 공자는 ‘서’를 강조했다. 나 시인은 “우리의 삶이 지나치게 ‘충’으로 가득 차 있어 힘든 것이 아닐까 싶다”면서 “‘충’과 ‘서’가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의 줄임말), ‘금수저’(태생적으로 부를 타고난 이를 칭하는 신조어)처럼 가당치 않은 말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스스로 자기 자신을 힘들게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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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향 스스로도 3년간 폐렴이란 시련을 겪으면서 삶의 방향성을 바꾸는 경험을 했다. 그는 “과거에는 내가 얼마나 노래를 잘하는지 증명하기 위해 열심히 노래했지만 이제는 마지막 순간 인생을 돌아봤을 때 ‘나답게 살았다’고 회고할 수 있는 삶을 꿈꾼다”고 말했다. 소향은 ‘바른 노래’로 사람들을 치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를 인용해 “예전에는 소향이란 사람의 능력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지만 그 능력이 곧 내가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능력이 그 사람을 설명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능력을 어떻게 활용하고 또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자신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이 누군지 알고 ‘나다운’ 소리를 낸다면 내가 무엇을 가지고 어느 만큼 가졌든지 관계없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