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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황병헌) 심리로 열린 국정원 수사방해 사건 첫 공판에서 기소된 피고인 전원이 혐의를 강력 부인했다.
장호중 “국정원서 외부인…간부진TF서 반대의견 냈지만 묵살”
장 검사장 변호인은 “위증교사와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는 공동정범이 아닌 단순 방조에 불과하고 나머지 혐의는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장 검사장이 국정원 감찰실장으로 임명되기 이전에 모든 게 결정돼 있었다”며 “원칙주의자인 장 검사장이 검찰 수사를 거부하겠다는 남재준 전 원장에게 수사 협력 피력해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국정원 대응 기조는 ‘근거 없는 비난으로 원이 흔들리면 안보가 흔들린다’였다”며 “장 검사장 본인이 거기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저지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지만 국정원 입장에선 외부인인 장 검사장이 TF를 주도할 위치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국정원 직원들에게 위증을 교사하고 증인으로 채택된 국정원 직원을 고의로 해외 출장 내보낸 혐의에 대해선 “장 검사장 반대 의견이 묵살돼 결론이 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윤석열) 특별수사팀이 수사가 모양을 갖추고 마무리되려면 국정원 압수수색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남 전 원장에게 승인을 받아주면 국정원이 주는 자료만 갖고 나오겠다고 해 장 검사장과 변 검사가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닉(秘匿) 처리도 미리 협의된 것으로 안다”며 “자료 제출 과정에서 수사 검사들이 비닉 처리본과 원본을 대조하며 지원진 부분을 옮겨 적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제영 “숨겨진 내용 알 수 없었다…억울”
함께 기소된 서천호(56) 전 2차장 변호인은 “간부진TF는 사실상 원장 직할부대로 꾸려진 조직”이라며 “팀장이었지만 주된 업무는 주요 언론에 보도된 사안에 대해 의견을 취합 하루 20-30분 티타임 하며 정리해 공유하는 정도였다. 현안TF가 결정하고 시행하는 게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원세훈 전 원장의 재판이 진행될 당시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간첩단 사건에 매진했다”며 “실질적으로 구체적인 진행에 관여할 수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남재준(73) 전 원장 변호인 역시 24일 진행된 첫 재판에서 “수사 방해의 상황이나 구체적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한다”며 구체적인 실행 내용에 대해선 모른다고 잡아뗐다. 함께 기소된 하경준(62) 전 국정원 대변인은 사법방해 공작을 위한 간부진TF에 참여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대변인으로서 회의에 참석해 정보를 공유한 것이다. 실행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은 박근혜정부 임기 첫해인 2013년 검찰 국정원특별수사팀의 정치공작 수사와 공소유지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은 ‘정권의 명운이 걸렸다’며 총력 대응을 지시한 남 전 원장의 지시에 따라 위장 사무실·위증교사·증인도피 등의 방법으로 조지적으로 수사와 공소유지를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