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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4월 중 우선 심사·처리 안건을 합의했다.
이날 양당 원내대표가 조속히 처리하기로 합의한 법안은 △공직선거법 개정안 △금융소비자 보호법 개정안 △형법 개정안 등 7가지 법안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여야 간 이견이 없는 법안에 힘을 싣기로 한 모양새다.
이 중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취임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다소 갈등이 있었던 만큼 주목을 받았다. 이 개정안은 대통령 취임 시점을 취임식 당일 0시에서 ‘취임 선서 시’로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윤석열 당선인 측이 5월 10일 0시를 기해 청와대를 완전 개방하기로 하면서 문 전 대통령이 전날인 9일 오후 청와대를 떠나 서울 시내 모처에서 하룻밤을 묵고 윤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적절성에 대해 갑론을박이 오갔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 같은 상황이 되풀이 되지 않게 된다.
주 원내대표는 합의를 마친 후 “예산안 연내 통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K-칩스법, 전원위는 보람으로 생각하고, 세번째 원내대표를 하면서 (박 원내대표가) 가장 편하고 이야기를 다 할 수 있는 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고, 박 원내대표도 “후배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높이 평가드린다. 민주당이 요구한 양특검법, 간호법, 의료법 문제나 양곡관리법까지도 여야가 협의해서 마무리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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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윤 대통령이 양곡관리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시작으로 4월 국회엔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미 야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재표결 추진을 공식화했고,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반응에 대해서도 민주당 의원들이 일본 현지를 방문해 항의할 예정이다.
주 원내대표가 이날 마지막 원내대표 회동에서 “국회법상 안건조정위원회가 취지대로 운영되지 않는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 앞으로 민주당이 안조위가 원래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해줬으면 하는 부탁을 드린다”고 말한 것 역시 예정된 일정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당시 민형배 의원이 탈당 후 무소속 신분으로 비교섭단체 몫을 차지해 안건조정위원회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던 사례가 반복돼선 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태세는 강경하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예상대로 의도적인 시간끌기나 발목잡기로 심사를 계속 지연시킨다면 진상규명을 바라는 국민의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특검법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예고했다.
한편 국회는 오는 10일부터 나흘간 선거제 개편 논의를 위한 전원위원회를 진행한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의결한 △중대선거구제(도농복합형)+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이 기간 의원들이 각자의 의견만 제시하면서 확실한 해법을 도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진표 의장은 이날 양당 원내대표를 향해 “국회가 대립과 갈등의 정치를 넘어 협치를 제도화할 수 있는 선물을 국민들에게 드렸으면 한다. 전원위원회를 통해 결실이 맺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