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 겸 뉴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면세혜택을 부여한 국제선 관광비행을 1년간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해당 항공편으로 타국의 영공을 2~3시간 선회비행 후 복귀하는 것만으로도 일반 해외여행과 마찬가지로 동일하게 면세혜택을 적용하기로 했다. 현행 면세혜택 범위는 기본 600달러에 주류 1병(1ℓ, 400달러 이내), 담배 200개비, 향수 60㎖까지다. 아울러 일반 국제선을 이용할 경우 자가격리 2주가 적용되는 것과 달리 관광비행은 입국 후 격리조치 및 진단검사를 면제하기로 했다.
항공업계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앞서 코로나19로 여행길이 막히자 항공사가 내놓은 국내선 관광비행도 여행체험을 원하는 고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여기에 국제선 관광비행을 통해 면세 혜택을 받을 경우 면세품을 사기 위한 고객들의 수요가 합쳐져 꾸준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특히 국제선 관광비행 이용 시 기내면세점, 시내, 출국장 등을 모두 이용가능하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끌어올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국제선 여객이 없었던 상황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선 관광비행 경험을 토대로 빠른 시일 안에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제선 여객 조업이 사실상 ‘셧다운’ 돼 실적 악화를 면치 못하는 지상조업사도 반기는 분위기다. 현재 지상조업사 59개사는 10월 말 기준 43% 직원이 휴직하는 등 최악의 고용환경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여객 관련 지상조업은 국내선에만 한정돼 있어, 여객 조업 직원의 대다수는 휴직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항공의 지상조업사 한국공항(005430) 관계자는 “지상 조업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제선 여객이 사실상 멈춘 상태에서 국제선 관광비행은 가뭄의 단비”라며 “당장 조업률이 대폭 상승하지는 않겠지만, 꾸준한 수요가 유지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색했다.
특히 정부가 국제선 관광비행 승객에 한해 검역을 면제해주겠다고 하면서도 검역인원을 핑계로 인천공항 일원화를 추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에어부산은 지난달 부산-칭다오 노선을 재개하면서 입국 시 부산 KTX역에 마련된 검역소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코로나19 검역을 진행하고 있어 검역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애초 국제선 관광비행은 기존에 운영 중인 칭다오 노선을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인천공항 일원화를 하면서 복잡해졌다”며 “경남 지역민들은 국제선 관광비행을 위해서 인천까지 가야 하는데 그런 수고스러움까지 택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며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