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연말 특수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내수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지 못한 가운데, 국내외 완성차 브랜드들이 고객 선호도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차 출시와 디자인 변경 등을 앞세워 판매 증대를 노리고 있다.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전체 내수 판매량은 줄고 있지만, SUV 차종만 판매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 아이오닉 9. (사진=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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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10월 승용차 전체 내수 판매량은 96만2155대로 전년 동기(101만3360대) 대비 5% 이상 감소했다. 반면 SUV 판매량은 56만3647대로 전년 동기(55만2719대)대비 2% 가까이 늘었다.
11월 완성차 4개사의 내수 판매량이 모두 줄어든 가운데 르노코리아만 유일하게 내수, 해외 판매 성장세를 유지했는데, 그 비결도 중형 SUV에 있었다. 9월 출시한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그랑 콜레오스) E-Tech 하이브리드 모델과 10월말 추가 출시한 2.0 터보 가솔린 모델까지 흥행하며 영업일 기준 54일만에 누적 판매 1만5912대를 기록했다.
SUV가 높은 실용성을 무기로 이미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2년 연속 세단을 제치고 ‘베스트셀링 카’로 자리잡은 만큼,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준중형 SUV 투싼의 연식 변경 모델 ‘2025 투싼’을 지난달 출시한 데 이어 내년엔 LA 오토쇼에서 선보인 ‘아이오닉9’과 3세대 완전변경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될 차세대 ‘팰리세이드’ 등 대형 SUV까지 내놓는다. 또 이달 처음 공개한 제네시스의 세번째 전기차 ‘GV70 전동화 부분변경 모델’을 내년 1분기 출시할 예정이다.
이와 맞붙을 수입 브랜드들의 SUV 라인업도 화려하다. 국내 수입차 시장을 주도하는 BMW코리아는 지난달 중형 SUV X3의 완전 변경 모델인 ‘BMW 뉴 X3’를 국내에 공식 출시했고, 전날 준중형 쿠페 M2의 부분 변경 모델인 BMW 뉴 M2도 내놨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역시 G클래스의 첫 전기차인 ‘디 올 뉴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를 선보였다. 아우디코리아도 중형 전기 SUV 더 뉴 아우디 Q6 e-트론을 한국 시장에 최초 공개해 내년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중견 완성차 업체들도 내년 신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은 쉐보레의 중형 전기 SUV 이쿼녹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KG모빌리티 역시 내년 1분기 ‘토레스 EVT(프로젝트명 O100)’와 2분기 ‘토레스 하이브리드(프로젝트명 J140)’, 하반기 ‘KR10(프로젝트명)’ 등 총 3종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이미 SUV 판매량이 50% 안팎으로 세단을 넘어선 상황에서 SUV 강자를 가리는 경쟁은 내년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