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성형 진료 사고 등으로 반한 감정이 악화하면서 큰 손 고객인 중국인 환자가 급감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치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의료계에서는 현실과 괴리되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기 이전에 한국 의료 브랜드 가치 향상과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복지부는 29일 오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의료 해외진출, 외국인환자 유치, 글로벨 헬스케어 인력 지원 등 의료한류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제1차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 종합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5대 중점전략은 △한국의료 패키지 진출 확산 △의료·관광·IT 융합을 통한 외국인환자 유치 활성화 △지역 특화전략 △글로벌 역량강화 △한국의료 브랜드 글로벌 위상제고 등이다.
이민원 복지부 해외의료사업지원관은 “이번 의료한류를 5주년 종합계획 예산은 문화체육관광부, 고용부 등과 합해 총 2200억원”이라며 “차질없이 예산이 마련된다면 당장 내년 441억원의 예산이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복지부는 지난 2014년과 2015년 각각 26만 7000명, 29만 7000명이던 외국인 환자가 올해 4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47만명을 시작으로 2019년 65만명, 2021년에는 80만명으로 외국인 환자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최근 중국 의료 관광객 감소, 해외진출을 포기한 의료기관 증가 등 정확한 수요조사와 정책 대안 없이 무리한 목표를 설정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강남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고 있는 A원장은 “작년에 같은 기간에 비해 큰 손 고객인 중국 환자가 30% 이상 줄었다”면서 “최근 사드 배치 영향에 따른 반한 감정 확산, 무분별한 성형수술에 따른 부작용 사례에 대한 중국 매스컴의 대대적인 보도로 한국 의료에 대한 신뢰도가 과거에 비해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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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는 맞춤형 컨설팅, 교육연수, 홍보마케팅 등을 통해 해외 진출 의료기관을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 현재 해외에서 외국사와 합작 의료법인을 운영하는 곳 중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의료기관은 찾기 힘든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용·성형분야 병원 원장은 “중국, 싱가폴 등 아시아권에 현지 회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지만 현지 규제와 파트너사의 불투명한 경영관리로 손익분기를 넘긴 적이 없다”면서 “돈을 벌지 못하면 세금감면 등 제도 혜택이 있어도 소용이 없다. 괜히 진출했나 후회스럽다”고 전했다.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피부과 원장은 “중국쪽에서 제의가 와서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지만 현지에서 1년에 한번씩 의사면허를 갱신해야 하는 등 규제가 까다롭고, 현지 의료기관 등에 대한 정보도 없고 투명한 관리가 힘들다는 얘기에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료기관이 해외에 진출할 경우 실질적인 지원책이 될 수 있는 소득·법인세 감면 부분은 아직 도입여부 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해외에 진출한 의료기관에 대한 법인세와 소득세 부문은 다른 업계와 형평성 부분도 있어 고려중이다. (어느 정도를 감면을 허용할지는) 법안 개정이 아니라 기획재정부와 아이디어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