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놀란 투자자들이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경계감을 보이며 지난달 발행량이 9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 증시 상승에 부담을 느낀데다 변동성 자체는 완화되면서 ELS 수익률이 낮아진 것도 또다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7~8월 ELS 시장이 비수기를 맞은 가운데 업계에서는 기초지수 다변화 필요성을 느끼는 모습이다.
1일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7월 ELS 발행액은 2조5703억원으로 전월대비 21%(6738억원) 감소했다. 7월 발행량은 지난해 10월 기록한 2조4555억원 이후 9개월만에 최저치다. 지난해 10월은 금융당국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쏠림현상을 이유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을 전월 상환액 만큼만 가능토록 하는 총량규제를 도입한 달이다.
여기에 변동성이 큰 지수는 발행규제에 막혀있고 불안심리로 인해 조기상환 가능성을 높이는 상품 출시가 늘어나면서 수익률이 낮아진 점도 ELS 매력도를 떨어뜨리는건 또다른 요인이다. 한 ELS 투자자는 “원금손실 조건을 아예 없애거나 원금손실 가능성을 낮춘 상품이 많아지면서 수익률도 덩달아 하락하고 있다”며 “올초까지만 해도 7~9%대 쿠폰이 많았는데 지금은 4~6%도 간신히 나와서 재투자를 해야할 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ELS 발행시장이 위축된 것과 관련해 지수형으로만 편중된 기초자산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ELS 담당자는 “7월 ELS시장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시하지 못한 반면 브렉시트로 인한 리스크는 커지면서 재투자율이 떨어진 탓이 컸다”며 “브렉시트 당시 유로스톡스50지수가 녹인(Knock-in·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하기까지 어느 정도 여유가 있었는데도 투자자들이 H지수 때의 경험으로 인해 투자를 꺼린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ELS 상품이 지수형으로 구성되는데 긴 호흡으로 볼 때 여러가지 부작용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단순히 주가지수가 아닌 위험대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보다 다양한 기초자산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