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상용차 중심 '수소 로드맵' 본격화

수소트럭 신차 내놓고 버스는 생산 확대
상용차 업계, '탄소중립' 대안 수소 낙점
볼보·토요타·니콜라 등 수소 상용차 경쟁
현대차, 해외 협력 통해 부진한 내수 돌파
  • 등록 2024-05-28 오후 6:09:07

    수정 2024-05-28 오후 7:14:17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미래 모빌리티 핵심으로 수소를 낙점한 현대차가 상용차를 중심으로 기술·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또 위축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협력을 늘리며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긴다는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이 미국 캘리포니아 항만 물류 운송에 투입됐다. (사진=현대차)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트럭·버스 등 상용차를 중심으로 신차를 출시하며 생산 규모를 늘리고 있다. 본격적으로 수소 로드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20일(현지시각)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CT 엑스포 2024’에 참가해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상품성 개선 콘셉트 모델을 선보였고 전주공장에서 생산하는 수소버스 규모를 연 500대에서 최대 3000대까지 확대했다.

현대차의 수소 로드맵이 구체화한 건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 2024였다. 기존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브랜드였던 ‘HTWO’를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하고 수소 사회로 전환하겠다는 게 요지다. 현대차는 수소 상용 모빌리티 사업을 확대하고자 북미에서 물류운송 사업을 본격화한 상태다.

탄소중립 대안…완성차 업체들 경쟁 불붙어

상용차 업계는 탄소중립 대안으로 수소를 꼽는다. 장거리를 달려야 하는 상용차 특성을 고려하면 주행거리가 상대적으로 짧고 배터리 무게가 무거운 전기보다 수소가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상용차 대부분이 출발·도착 지점이 정해져 있고 운행 경로도 비슷해 수소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도 편리하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수소연료전지뿐만 아니라 수소를 직접 태워 연료로 활용하는 수소연료차까지 다양한 방식의 수소 기반 상용차를 개발하며 경쟁에 불을 붙였다. 현재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곳은 현대차다. 미국 니콜라의 경우 수소연료전지 트럭을 생산해 판매 중이며, 볼보 트럭은 오는 2029년 수소를 태워 연료로 쓰는 수소연료트럭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다임러트럭도 최근 액체수소 연료 공급 기술을 개발하는 등 수소 연구에 나섰다.

토요타 역시 수소연료전지 개발 초점을 상용차에 맞추고 개발 중이며, 대형 트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상용차 기업 파카(PACCAR)와 손을 잡았다. 혼다도 최근 수소연료전지 트럭 콘셉트카를 선보이는 등 수소 상용차 개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월 16일(현지시간) 당시 아랍에미리트(UAE)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현장에서 열린 3호기 가동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직 위축된 국내 시장…해외 협력으로 돌파

현대차는 해외 협력을 통해 시장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국내의 경우 수소차 시장이 크게 위축돼 충분한 동력을 얻기 어렵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4월 수소전기차 내수 판매량은 884대로 전년 동기 대비 60.7% 감소했다.

이에 현대차는 최근 다른 나라와의 협력을 통해 수소 사회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만나 작년 12월 UAE 국부펀드와 맺은 수소 등 사업 협력 MOU에 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전날(27일)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에서 일본·중국과 수소 관련 협력에 나서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소차의 선결 과제로 꼽히는 것은 인프라 구축”이라며 “충전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연료전지 기술 등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수소가 적합한 (연료인) 상용차를 사업 핵심으로 삼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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