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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쌍용자동차(003620)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초읽기에 들어선 가운데 예병태 사장이 책임을 통감한다며 전격 사임했다. 쌍용차는 잠재적 투자자와 여전히 협상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HAAH오토모티브는 투자 결정을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법정관리 개시 이후 인수전에 돌입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예병태 대표이사는 7일 임직원들에게 사내 메일을 통해 “회사가 또다시 회생절차 개시를 앞두게 된 상황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회사의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아쉬운 마음과 함께 작별 인사를 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규 투자자유치가 계획보다 지연되면서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임박해 또다시 헤쳐나가야 할 많은 혼란과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이러한 상황을 여러분들과 함께 극복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임직원 여러분들이 받을 충격과 허탈감을 잘 알기에 그동안 경영을 책임져온 대표이사로서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예 사장의 후임은 정해지지 않아 정용원 기획관리본부장(전무)을 주축으로 하는 임시 체제가 가동될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 및 법조계에서는 이르면 오는 9일 법정 관리가 개시될 것으로 보고있다. HAAH는 여전히 투자자 설득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AAH는 전략적 투자자(SI) 캐나다 1곳과 금융 투자자(FI) 중동 2곳 등 총 3곳 중 1곳만 설득하면 LOI를 제출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설득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이에 따라 HAAH는 법정 관리 개시 이후 쌍용차 인수전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쌍용차에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 HAAH가 투자자 설득에 실패해 최종적으로 투자를 철회하고, 우선 협상권을 포기할 경우 국내 전기버스 업체 ‘애디슨모터스’ 등 2~3개 업체가 쌍용차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쌍용차에 따르면 현재까지 법원에 투자의향을 내비친 곳은 3곳이다. 쌍용차는 법정관리 후 조건이 맞는다면 투자자가 이보다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오는 9일까지 법원에 법정관리 개시와 관련한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다. 법원은 채권단의 의견을 받은 즉시 검토를 착수해 회생절차 개시일을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