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전략 통한 삼성…‘갤S22’로 승기 이어갈까

3분기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93%로 석권
스마트폰 시장서도 20%로 애플 누르고 1위
반도체 부족·코로나19 등 불확실성은 ‘불안’
내년 ‘갤S22’로 흐름 이어야, 노트 대체 기대감
  • 등록 2021-12-02 오후 3:26:29

    수정 2021-12-02 오후 3:26:29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올 하반기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냈다. 올 3분기 폴더블폰 시장을 독차지하며 독보적인 모습을 보였고,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점유율 1위 자리에 올랐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대세화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장기화하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 대란,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생산 차질 등 대외 불확실성은 삼성전자가 4분기 이후에도 스마트폰 시장 왕좌를 수성하는데 장애물이 될 전망이다. 특히 내년에는 삼성전자의 차기 플래그십폰 ‘갤럭시S22’의 성공 유무도 중요하다. 폴더블폰의 성공에 이어 일반 바(Bar) 형태의 플래그십폰으로 더 많은 시장과 수익성을 가져와야 한다.
3분기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자료=디스플레이서플레이체인컨설팅)
폴더블폰 93% 점유, 전체 시장도 20%로 1위

2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팅(DSC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9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위는 화웨이로 점유율은 6%다. 1위와 2위간 격차가 무려 87%포인트나 난다. 사실상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은 삼성전자의 독무대나 다름없다는 의미다.

모델별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Z 플립3’로 60%로 1위, ‘갤럭시Z 폴드3’가 23%로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출시했던 ‘갤럭시Z 플립’도 7% 점유율로 3위를 기록했다. 1위부터 3위가 모두 삼성전자 제품이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선전에 전체 폴더블폰 시장 출하량도 260만대로 전년 동기대비 480%나 증가했다. 전분기와 비교해서도 215%나 늘었다. 삼성전자가 올 3분기 ‘갤럭시Z’ 시리즈를 출시한 데 따른 것이다. 올 4분기에도 폴더블폰 시장은 380만대 규모로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시장를 넘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1위 자리를 지켰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6930만대로 전년 동기대비 20% 늘었다. 시장 점유율은 20%를 기록하며 애플(14%)을 6%포인트차로 눌렀다. 애플의 3분기 출하량은 4800만대였다. 3위는 중국 샤오미(13%), 비보(10%), 오포(10%) 등 이었다.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 동기대비 6%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선전은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하반기 집중적으로 추진한 폴더블폰 대세화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는 애플의 텃밭인 북미 시장에서 올 3분기 34%를 점유했다. 전분기대비 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애플은 본고장인 북미에서 48%를 점유하며 1위를 지켰지만 전분기대비 5%포인트 하락했다. 전분기만 해도 삼성전자와 애플의 북미 시장 점유율 격차는 27%포인트에 달했지만 3분기엔 14%로 좁혀졌다. 삼성전자는 이 밖에도 유럽, 동남아 시장에서도 강세를 이어갔다.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4분기 이후 불확실성 커, 내년 ‘갤럭시S22’ 출격 기대감

하지만 이 같은 삼성전자의 강세는 4분기부터는 다소 주춤할 수 있다는 업계 전망이 나온다. 애플이 ‘아이폰13’을 3분기에 선보인 만큼 아이폰 효과가 4분기에 애플을 시장 1위로 올려줄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최근 “애플이 4분기엔 아이폰13 시리즈에 힘입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를 탈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애플은 지난해 4분기에도 글로벌 1위에 오른 바 있다.

또한 삼성전자를 둘러싼 주변 환경도 여전히 녹록지 않다. 우선적으론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얼마나 장기화하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스마트폰 부품업계에선 반도체 공급 대란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 본다. 국내 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확실히 폴더블폰이 잘 나가면서 수요는 있는 것 같은데 반도체 부족으로 제품을 제때 공급 못하는 것 같다”며 “관련 부품들도 일정에 맞춰 준비해 놨지만 출하가 안돼 재고로 쌓여 있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출현 등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전 세계의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브라질, 베트남 등 해외 공장에서 생산 차질을 입은 바 있다. 3분기 중남미 시장에서 점유율 하락을 겪은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된다면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변수 속에서 내년 초 차기 플래그십폰 ‘갤럭시S22’에 기대를 걸고 있다. 폴더블폰으로 가져온 스마트폰 시장의 흐름을 다시 바 형태의 플래그십폰 신제품으로 이어가야하는 게 삼성전자의 숙제다. 폴더블폰이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아직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선 비중이 크지 않아, 실질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선 갤럭시S 시리즈의 성공이 필수적이다.

갤럭시S22은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트 시리즈는 삼성폰 사용자들에게 있어 상당히 인기가 많은 시리즈여서 갤럭시S22가 이를 성공적으로 대체한다면 수요는 커질 수 있다. 현재 유명 IT팁스터(사전 정보 유출자)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22 울트라 모델에 S펜을 내부 장착하는 등 노트 시리즈와 비슷한 형태로 변신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S22는 내년 2월께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폰이란 폼펙터(외형)의 혁신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신선한 충격을 줬고 이미지도 변신했다”며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환경이지만 내년에도 플래그십폰과 함께 다양한 보급형 제품으로 애플과 샤오미와의 경쟁에서 맞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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