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국장은 30일 블로그에 게재한 ‘내년 성장세는 크게 둔화, 물가는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 지속’이란 제하의 글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김 국장은 세계 경제가 고물가 기조 속에서 미국·유럽·중국 3대 경제권의 동반 부진으로 인해 성장세가 크게 약화된 모습이라고 봤다. 미국은 고용상황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통화긴축 기조 강화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유럽은 에너지 수급차질로 단기적으로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은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 제로코로나 정책이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부진한 경기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세계 3대 경제권의 경기둔화 등을 감안할 때 내년도 세계성장률은 2.2%로 지난 8월 전망수준(2.9%)을 크게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부문별로는 소비가 회복세를 이어가겠으나 금리상승 등으로 그 속도가 점차 완만해지고, 수출과 투자는 주요국 경기둔화 등의 영향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의 성장 흐름을 보면 내년 상반기중에는 잠재수준 이하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에는 대외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부진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가 빠르게 둔화하는 가운데서도 물가가 하락하는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내년 모두 지난 8월 전망수준(5.2%, 3.7%)을 소폭 하회하는 5.1%와 3.6%로 전망됐다. 내년 물가전망치 조정폭이 성장률 하향조정폭에 비해 크지 않은 것은 그간 누적된 비용 상승압력이 전기·도시가스요금 및 가공식품, 근원품목 등에 점차 반영되면서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측 물가압력 약화를 상당부분 상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 국장은 “향후 물가 흐름을 보면, 11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과 석유류의 기저효과 등으로 10월(5.7%)에 비해 상당폭 낮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 초에 전기·도시가스요금 등이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할 때 5% 수준의 높은 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의 성장률과 물가 경로상에는 불확실성이 크다. 글로벌 통화긴축으로 국내외 금융불안이 커질 경우 자금조달여건이 악화되고 자산가격이 조정되면서 국내 성장과 물가오름세가 기본 전망보다 더 둔화될 수 있다. 이와 달리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심화되면서 높은 에너지가격이 지속될 경우에는 성장에는 하방압력이, 물가에는 상방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이 외에 내년중 중국의 제로코로나 완화의 시기 및 효과, 글로벌 IT경기 반등 시점도 불확실성 요인으로 잠재해 있다.
김 국장은 “이러한 기본 전망경로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줄어들지만 긴축기조가 상당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의 에너지 수급차질이 내년에도 지속되고, 중국의 제로코로나는 내년초까지 유지되다가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전제하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