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바이러스 2차 감염…성 접촉·흰줄숲모기 활동이 좌우

성 접촉·수혈 등 통해 추가 감염될 수 있어
국내 1호 감염증 환자, 배우자 역학조사 중
"중남미 입국자 감안, 추가 환자 가능성 높아"
  • 등록 2016-03-22 오후 5:14:50

    수정 2016-03-22 오후 5:14:50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내에서 지카바이러스 첫 감염자가 발생하자 2차 감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카바이러스는 지난해 국내를 덮쳤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와는 달리 기침 등을 통한 공기 중 전파는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매개모기나 성 접촉, 수혈 등을 통한 혈액을 공급받는 경우 추가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방역당국은 국내 1호 지카바이러스 감염자의 배우자에 대해서도 역학조사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사람-모기-사람 2차 전파 가능성

지카바이러스 감염 매개체로 알려진 흰줄숲모기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은 일상적인 접촉을 통해 감염되지 않는 질환이다. 대부분 이집트숲모기나 흰줄숲모기를 통해 첫 감염된다. 이후 감염자와의 성 접촉이나 수혈 등 혈액을 매개로 2차 감염이 나타날 수 있다.

국내에도 제주도 등 전국에 2~3% 가량 흰줄숲모기가 서식 중이다. 흰줄숲모기는 알 형태로 겨울을 나기 때문에 당장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은 없다. 다만 5월 이후부터는 흰줄숲모기가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흰줄숲모기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면 가능성은 낮지만 사람(감염자)-모기-사람으로 이어지는 추가 감염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지카바이러스 감염자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헌혈을 하거나 성 접촉이 있을 경우에는 2차 감염자가 나올 수
국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첫 환자 L모(43·남성)씨의 발진사진.(사진제공 : 질병관리본부)
있다. 방역당국은 국내 1호 환자의 배우자에 대해서도 역학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환자 배우자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검사 결과는 수일 안에 나오게 될 것”이라며 “바이러스 양이 충분치 않거나 잠복기 등의 영향으로 진단검사 결과가 늦게 나올 수 있는 부분도 감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환자 발생할 수 있어”

지카바이러스는 최근 2개월 동안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를 비롯해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등 총 42개국에서 감염증 환자가 발생했다.

현재 지카바이러스가 최다 발생한 브라질에서 국내에 들어오는 직항 비행기편은 주 3회, 회당 약 200명정도의 승객이 입국한다. 여기에 간헐적으로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나오는 태국 등 아시아권 국가에서 일주일에 수천명씩 국내에 들어오고 있다. 중국과 일본 등도 지난달 중남미 여행 후 감염된 환자가 입국한 바 있다.

방역당국은 지카바이러스 위험국에 방문했던 입국자에 대해 항공기 출구와 연결되는 게이트에 검역대를 배치한 상황이다. 다만 지카바이러스는 잠복기가 2~14일이라 입국 직후 발열,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국내 첫 지카 바이러스 환자인 L모씨도 입국 후 5일이 지난 16일에서야 미열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카바이러스 양성으로 확진된 것은 국내 입국 후 11일이나 지난 뒤였다. 증상도 일반 감기와 유사해 환자를 구별해 내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의 추가 유입 및 확산 방지를 위해 검역, 지자체 모기 방제 작업 등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 본부장은 “우리나라의 교역 규모나 관광, 해외 입국자를 감안하면 지카바이러스 추가 환자 유입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중남미 지카 유행국가를 다녀온 입국자(타국 경유자 포함)는 발열 증상이 없더라도 입국시 반드시 검역관에게 신고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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