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 심의…싱겁게 종료

포스코 '통행세' 방식으로 콜타르 판매 의혹
공정위 전원회의 "법 위반 판단할 근거 부족하다"
  • 등록 2015-06-03 오후 5:31:18

    수정 2015-06-03 오후 5:34:27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포스코(005490)의 계열사 부당지원 여부를 판단하지 못한 채 결론 없이 ‘싱겁게’ 심의를 종료했다.

3일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열린 전원회의에서 포스코의 포스코켐텍(003670)에 대한 ‘부당지원행위’를 심의했으나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심의절차를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심의절차 종료는 법 위반성이 없다는 ‘무혐의’와 달리 사건의 사실관계 확인이 곤란해 법위반 여부의 판단이 불가능할 때 내려진다. 공정위가 부당지원 의혹을 품고 조사를 했지만 확실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제철과정에서 석탄을 고온으로 가공할 때 발생하는 부산물인 콜타르를 생산해왔다. 콜타르는 피치, 카본블랙오일, 나프탈렌 등 탄소소재 및 화학제품 원료로 쓰인다. 포스코는 지난 2011년 11월부터 부산물 판매권을 포스코켐텍에 넘겨 콜타르를 생산하도록 했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판매마진은 총 1400여억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그간 포스코켐텍이 ‘통행세’ 방식으로 부당하게 중간 마진을 챙긴 것으로 파악해 심의 안건을 상정했다. 통행세는 특정 계열사가 실질적 역할 없이 계열사 거래의 중간에 끼어들어 수수료만 챙기는 행위를 말한다. 포스코가 포스코켐텍에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줬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공정위는 합의 과정에서 일방적인 부당 지원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포스코가 포스코켐텍의 지분을 60%를 소유하고 있지만 총수 일가가 있는 기업이 아닌 만큼 흔히 일어나는 부당지원과 차원이 다르다고 봤다.

또 포스코켐텍이 콜타르를 가공해 고부가가치 기초소재인 침상코크스를 개발해 전량 일본에 의존했던 시장을 개척했다는 점도 반영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계열사를 통해 새로운 산업을 시작했다는 측면과 함께 오너 기업이 계열사와 부당하게 지원한 것과 달리 볼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심의결과 지금까지 심의에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포스코의 계열사 부당지원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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