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이 최근 소비자들의 금융 이용 패턴을 점차 바꾸며 이른바 ‘카톡 금융’이 현실화되고 있다. 카톡 활용에 따른 편리함 때문에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금융권도 각종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보험사, “카톡으로 피싱·민원 막는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생명은 지난 18일부터 보험계약 안내사항을 문자 메시지 대신 카카오톡 메시지로 발송하는 ‘알림톡’ 서비스를 시행했다. 한화생명도 올해부터 이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앞서 지난해 11월부터 ‘알림톡’ 서비스를 시행했다.
보험사들은 이를 통해 보험료 결제 현황 및 계약변경 사항 등을 고객에게 전달한다. 이 서비스는 발송 주체가 명확하지 않았던 기존 문자 메시지와는 달리 정식으로 인증받은 계정을 통해 전달되는 만큼 피싱이나 스팸에 대한 걱정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 문자 메시지를 통해 보험 계약 내용을 알릴 때는 안내를 못 받았다는 민원이 자주 제기됐었는데, 알림톡 서비스 도입으로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내용을 길고 자세하게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책임소재가 명확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톡, 송금에서 대출·자산관리까지
카카오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는 이달 말까지 임시법인을 설립해 조직을 구축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영업은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별화된 신용평가모델을 통한 중금리대출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며, 기존 은행 대비 낮은 판매관리비용을 기반으로 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내놓을 방침이다.
카카오는 여기에 자산관리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미 카카오가 투자한 IT업체 두나무가 지난해 투자일임업 등록을 마친 상태이며, 이를 토대로 조만간 관련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특히 정부가 온라인 로보어드바이저(로봇과 투자자문가의 합성어)와 관련된 규제를 풀기로 하면서 광폭 행보가 예상된다. 자산가들의 전유물이었던 자산관리를 적은 비용만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카톡 금융’으로 대변되는 금융산업의 변화는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던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핀테크의 영역은 지급결제, 예금과 대출 등 자금중개, 자산운용, 위험관리, 신용정보 관리 등 기존 금융서비스 영역 중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며 “핀테크는 기존 금융업의 가치사슬을 뒤바꿀 수 있는 파괴적 혁신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출심사와 자산운용, 보험인수 심사 등은 대표적인 위험관리와 정보관리의 영역인데, 이러한 기능은 알고리즘에 의해 대신 수행될 것”이라며 “막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한 정보가 기존 금융 전문인력들이 처리한 정보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정확도가 높다면 알고리즘이 기존 업무를 대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