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금융'이 뜬다

카카오, 인터넷은행·자산관리업 진출
카카오톡 활용한 금융사 서비스 개선 움직임도
  • 등록 2016-01-19 오후 4:21:36

    수정 2016-01-19 오후 4:53:35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회사원 A씨는 사정이 생겨 참석하지 못하는 친구 결혼식에 ‘카카오톡(카톡)’으로 축의금을 전달하고, 카톡으로 자신이 낸 보험료 현황을 확인했다. 지난 연말 회사에서 받은 인센티브는 카톡에 자산관리를 맡길 예정이고, 내년엔 금리를 조금이라도 더 주는 카톡으로 정기예금 계좌를 옮길 계획이다.

카카오톡이 최근 소비자들의 금융 이용 패턴을 점차 바꾸며 이른바 ‘카톡 금융’이 현실화되고 있다. 카톡 활용에 따른 편리함 때문에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금융권도 각종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보험사, “카톡으로 피싱·민원 막는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생명은 지난 18일부터 보험계약 안내사항을 문자 메시지 대신 카카오톡 메시지로 발송하는 ‘알림톡’ 서비스를 시행했다. 한화생명도 올해부터 이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앞서 지난해 11월부터 ‘알림톡’ 서비스를 시행했다.

보험사들은 이를 통해 보험료 결제 현황 및 계약변경 사항 등을 고객에게 전달한다. 이 서비스는 발송 주체가 명확하지 않았던 기존 문자 메시지와는 달리 정식으로 인증받은 계정을 통해 전달되는 만큼 피싱이나 스팸에 대한 걱정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 소비자들이 스팸 메시지 등으로 인해 문자메시지에 큰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상황에서 알림톡 서비스 도입은 민원 감소에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보험금 미납입에 따른 보험계약 실효나 계약내용 변경 등 민감한 사안을 알릴 수 있어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상반기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보험권 민원은 2만2892건으로 전 금융권에서 가장 많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 문자 메시지를 통해 보험 계약 내용을 알릴 때는 안내를 못 받았다는 민원이 자주 제기됐었는데, 알림톡 서비스 도입으로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내용을 길고 자세하게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책임소재가 명확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톡, 송금에서 대출·자산관리까지

사실 카카오는 지난 2014년 11월 ‘뱅크월렛카카오’를 출시하며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금융서비스 산업의 변화를 예고했다. 은행 시스템을 통해야만 송금을 할 수 있다는 통념을 깨는 계기가 됐고, 여기에 결제 기능까지 추가해 카드업계를 긴장시켰다. 비록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가입자 88만명·송금액 132억원, 2014년 7월 기준)을 기록하긴 했지만, 금융이 기존 시스템을 떠나 본격적으로 IT와 결합한 핀테크(Fintech) 시대의 서막을 연 셈이다.

카카오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는 이달 말까지 임시법인을 설립해 조직을 구축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영업은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별화된 신용평가모델을 통한 중금리대출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며, 기존 은행 대비 낮은 판매관리비용을 기반으로 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내놓을 방침이다.

카카오는 여기에 자산관리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미 카카오가 투자한 IT업체 두나무가 지난해 투자일임업 등록을 마친 상태이며, 이를 토대로 조만간 관련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특히 정부가 온라인 로보어드바이저(로봇과 투자자문가의 합성어)와 관련된 규제를 풀기로 하면서 광폭 행보가 예상된다. 자산가들의 전유물이었던 자산관리를 적은 비용만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카톡 금융’으로 대변되는 금융산업의 변화는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던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핀테크의 영역은 지급결제, 예금과 대출 등 자금중개, 자산운용, 위험관리, 신용정보 관리 등 기존 금융서비스 영역 중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며 “핀테크는 기존 금융업의 가치사슬을 뒤바꿀 수 있는 파괴적 혁신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출심사와 자산운용, 보험인수 심사 등은 대표적인 위험관리와 정보관리의 영역인데, 이러한 기능은 알고리즘에 의해 대신 수행될 것”이라며 “막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한 정보가 기존 금융 전문인력들이 처리한 정보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정확도가 높다면 알고리즘이 기존 업무를 대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으아악! 안돼! 내 신발..."
  • 이즈나, 혼신의 무대
  • 만화 찢고 나온 미모
  • 지드래곤 스카프 ‘파워’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