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최근 시멘트업계가 올해 시멘트 수요량을 5050만톤으로 상향 조정했다. 애초 작년보다 3% 줄어든 4800만톤 가량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철근 누락 아파트 안전 이슈가 부상하면서 시멘트 수요가 증가하리라 내다보고 시멘트 출하량 일부를 늘릴 것이란 전망을 반영한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말 콘크리트 품질 강화를 위해 ‘단위수량 품질검사 기준’을 마련한 데 이어 최근 철근 누락 아파트 안전 이슈가 부상하면서 시멘트 수요가 증가할 수 있어서다.
철근사용량도 이전보다 증가할 전망이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긴급안전점검을 진행한 LH 공공임대 15개 단지만 해도 철근보강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민간아파트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한 만큼 이후 보강공사를 비롯한 신규 착공 물량에서도 감리 강화 등에 따라 철근 사용량은 훨씬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경기도 양주시 덕계동 양주회천A15블록 지하 주차장에서 건설 관계자가 철판보강된 기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
|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1군 건설사’로 불리는 대형건설사를 필두로 시멘트 업계에 시멘트 강도 상향 조정을 잇달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최근 시멘트 강도 상향 조정을 적용하고 있어 사용량이 늘고 있다”며 “최근에 부실시공 논란이나 아파트 붕괴 이슈 탓에 자체적으로 레미콘 업체에 요구하는 기준 배합강도를 높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만 쌍용C&E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멘트 강도 상향 이슈로 레미콘업체와 건설업체에서 시멘트 사용량을 늘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안전과 재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 시멘트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은 하반기에도 지속하리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철근 수요도 시멘트만큼 늘 것이란 전망이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철근이나 레미콘 품질을 최상단에 맞춰놓고 이전보다 강도가 강한, 더 나은 품질의 건자재를 사용하고 있다”며 “고품질의 자재를 쓰다 보면 결국 분양가 인상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철근 누락이라는 리스크가 사고로 이어졌고 수주한 물량을 착공하지 않고 계속 쥐고 있을 수도 없어 서서히 철근 수요도 늘 것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앞으로 시멘트 등의 건자재 수요가 부실시공에 따른 안전 규제 강화로 늘 수밖에 없으리라 내다봤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보면 여전히 주택 착공이 예년에 비해 적은 상황임에도 정부의 건설 안전 규제 강화가 가시화하면서 시멘트나 철근 등 건자재 사용이 늘 것으로 보인다”며 “콘크리트 배합 비율상 시멘트를 10%만 더 넣는다고 가정해도 전체 건설현장의 수요가 그만큼 증가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