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소액주주 눈물 빼는 '분할 후 동시상장' 제동건다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에 모회사 주가 급락
사업가치 중복으로 지주사 디스카운트 불가피
여당 문제제기에 한국거래소 제도개선 검토
"제도개선 검토 착수…금융위와 논의 중"
  • 등록 2021-12-15 오후 4:23:22

    수정 2021-12-15 오후 9:08:50

[이데일리 김유성 유준하 기자] 상장사의 자회사가 기업공개를 하면서 모회사 주주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불만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거래소가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자회사와 모회사 동시 상장으로 야기되는 문제점을 검토하고 일정 부분 제동을 걸겠다는 것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측은 분할 상장 관련해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워낙 이슈가 되는 문제여서 올해 하반기부터 제도 개선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면서 “금융위와도 논의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어떤 부분을 개선하는지 확정된 바가 없다”며 “현재 검토·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자회사와 모회사 동시 상장을 금지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간다.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조만간 토론회를 열고 거래소 상장 규정을 바꿔 동시 상장을 막는 안에 대해서 검토 중이다.

이는 물적분할한 자회사가 상장할 경우 자회사의 사업가치가 모회사 가치에도 중복 적용된다는 인식에 모회사 주가가 급락하게 되고 소액주주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을 때에는 자회사의 사업가치를 고스란히 모회사가 누릴 수 있지만, 상장하면 자회사 주주들과 함께 나눠야 한다는 점에서 지주사 밸류에이션은 할인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9월17일 현대중공업(329180)이 상장하자 당일 모회사겸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009540)은 10.97% 급락했고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도 6.45% 하락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로 인한 불만이 고조되자 이용우 더불어민주당(고양정) 의원은 지난 10월 6일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 감사에서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및 현대중공업이 물적 분할해 자회사를 상장하면서 모회사 소액주주가 보호받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기업의 물적 분할 후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들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하거나 물적 분할 후 자회사를 쪼개기 상장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상장사들이 잇따라 분할 상장을 발표하고 자회사 상장에 나서자 규정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LG화학(051910)에서 물적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다음 달 공모청약을 실시한다. POSCO도 최근 철강사업회사를 물적분할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자회사 상장 계획이 없다고는 밝혔지만, 시간이 지나면 상장에 나서지 않겠냐는 시각이 높다.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는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하는 경우가 드물다. 동시상장으로 주주들이 피해를 입을 경우 집단소송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시상장을 하더라도 공모 대신 기존 주주에게 배정하는 방법을 통해 모회사 주주 보호책을 쓴다. 최근 미국 다임러의 사업부였으나 물적 분할 후 기업공개를 추진한 다임러트럭의 경우 주주 찬성률이 99%를 넘겼다. 다임러 트럭의 사업보고서에는 물적분할을 통해 설립된 다임러트럭의 신주 중 65%가 기존 모회사 다임러 주주의 지분율에 따라 배분되는 구조를 명시했다. 상장되는 자회사 주식이 공모주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기존 모회사 주주에게 배정된 만큼 지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누가 왕이 될 상인가
  • 몸풀기
  • 6년 만에 '짠해'
  • 결혼 후 미모 만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