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맞잡은 북러 정상…김정은 “우크라전 지지”, 푸틴 “지지 감사”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북한과 러시아 정상이 24년만에 평양에서 손을 맞잡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지지에 감사를 표했고, 김 위원장은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푸틴(좌측)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금수산영빈관에서 진행한 확대정상회담 전에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러시아 크렘린궁)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19일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평양 금수산영빈관에서 확대정상회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앞으로 어떤 복잡다난한 국제정세 속에서도 러시아 지도부와 러시아와의 전략적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긴밀히 하면서 러시아의 모든 정책들을 변함없이 무조건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지난 세기 조·소 관계 시절과도 대비할 수 없는 최고조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기회로 “두 나라 인민들의 열화와 같은 우정과 민심적 기초도 더욱 굳게 다져질 것”이라고 북러 관계 강화를 약속했다.

또 김 위원장은 “자기 주권과 안전이익, 영토완정을 수호하기 위하여 우크라이나에서의 특수군사작전(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러시아 정부와 군대와 인민의 투쟁에 전적인 지지와 굳은 연대성을 표시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지지를 보냈다.

푸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우크라이나 정책을 포함해 러시아 정책에 대한 일관되고 확고한 지지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작년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결과로 우리는 오늘날 양국 관계 구축에 있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며 “오늘, 장기적으로 양국 관계의 기초가 될 새로운 기본 문서가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러시아는 수십년간 미국과 그 위성국의 패권적, 제국주의 정책에 맞서 싸우고 있다”며 “양국 간 소통은 평등과 상호 이익에 관한 존중을 기반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우측 첫째)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금수산영빈관에서 진행한 확대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러시아 크렘린궁)

양국 정상의 모두 발언 후 회의는 비공식으로 전환해 진행됐다. 확대정상회담은 90여분간 진행됐고, 양국 정상은 산책과 다과회 등으로 대면 소통했다.

러시아는 이날 북한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협정 체결을 공식화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협정에 대해 “장기적으로 양국 관계의 기초가 될 새로운 문서”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일본 등도 북러 관계 격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북한의 러시아 지원을 차단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북러 간 무기, 관련 물자 이전을 포함해 우려를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