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늘어도 현장 치안 인력은 부족"…경찰 인력 재배치 공론화

국회 경찰인력 재배치 방안 토론회
"한국, 경찰 조직 내 일반공무원 비율 낮아"
"행정업무 분산·치안 전문성 강화 필요성 ↑"
  • 등록 2024-10-07 오후 4:34:13

    수정 2024-10-07 오후 7:24:44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현장 경찰의 과로를 막고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인력 체계를 재편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일반공무원 비율을 높여 치안 현장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광희 의원실과 한국행정학회 경찰발전연구위원회는 7일 ‘경찰인력 재배치를 통한 전문성 강화 방안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 이영민 기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광희 의원실과 한국행정학회 경찰발전연구위원회는 7일 ‘경찰인력 재배치를 통한 전문성 강화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발제를 맡은 김영식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공무원과 일반직 공무원의 비대칭이 수사 전문성과 업무 효율을 키우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외국 경찰은 행정업무와 법 집행 업무를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며 “경찰의 전문화와 과학화를 위해 일반직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청 소속 공무원의 95.8%는 경찰 공무원이고 일반직 공무원은 4.2%”라며 “일반직 공무원이 맡아야 할 사무보조와 연구 등을 맡는 인력 비율이 4.2%에 불과하다는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평가했다.

OECD 주요 선진국은 현장 경찰의 치안 업무를 보조하는 일반직 공무원 비율이 한국보다 높다. 지난해 10월 미국 연방수사국 범죄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경찰조직 내 현장 경찰과 일반직 공무원의 비율이 7 대 3이다. 영국은 경찰 공무원의 37%가 일반직 공무원이고 호주와 캐나다는 각각 28%와 29%씩 행정 업무를 위한 공무원을 두고 있다.

이에 대해 이상수 한국 공공신뢰연구원장은 “경찰은 경정직급까지 시험 승진 제도를 유지하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시험준비에 유리하고 인사권자와 가까운 곳에서 일할 수 있는 내근업무가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 사이에서는 근무 강도가 높은 현장직보다 승진 기회가 높은 내근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우세해서 증원이 이뤄졌음에도 일손 부족이 나타나고 있다”며 “치안조직의 행정기관화가 초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 공무원은 2017년 6월 11만 6914명에서 지난해 11월 13만 2780명으로 13.5%(1만 5866명) 증가했다. 하지만 지구대·파출소 등 현장 치안인력의 비율은 같은 기간에 39.1%에서 37%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조직 진단과 효율적인 인력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문규 중부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 과로는)지구대·파출소가 112치안종합상황실로 소속이 바뀐 뒤 112신고 대응에 집중해 예방 순찰이 약화했을 수 있다”며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른 수사 인력 재배치와 지역 인구 변화, 범죄 양상 변화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민관기 전국경찰직협의회 위원장은 “인력 재배치로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에 동의한다”면서도 “근무환경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을 포함한 여러 지역은 좁은 파출소와 열악한 휴식공간 때문에 경찰들이 쉬지 못한다”며 “이런 기본적인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조직의 체질개선과 인력 재배치는 내부 갈등과 불만을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 주요국 경찰 인력 구성 비율 현황(사진=이광희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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