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이폰은 아이폰이었고, 애플은 애플이었다. 애플코리아로부터 약 1주일간 아이폰13 일반 모델을 대여해 사용해보니 바뀐 게 없는 외관대신 또 다른 강점들이 눈에 띄었다. 비록 폼팩터(외형)를 변화시켜 인기를 몰고 있는 폴더블폰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3’ 만큼의 큰 혁신은 없었지만, 아이폰 시리즈만의 안정감과 극강의 카메라 성능 등이 만족감을 키웠다.
아이폰13은 큰 폭의 변화대신 기존 기능을 강화시키는데 주안점을 뒀고, 특히 카메라 부분에서 눈길을 끌 만한 요소를 키웠다. 애플은 아이폰13에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A15 바이오닉’을 탑재해 스마트폰 자체의 ‘두뇌’를 향상시켰다. 스마트폰의 ‘눈’에 해당하는 카메라 기능도 강화했다.
신규 AP는 아이폰13의 사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바꿨다. 여러 앱을 화면 위에 올려놓아도 버벅거림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고사양 모바일 게임 앱을 구동시켜도 눈에 띄는 발열이랄지, 버벅거림이 없어 쾌적함을 선사했다. 애플이 유독 강조했던 신규 AP를 통한 최적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배터리 사용시간도 늘렸다. A15 바이오닉 칩으로 인해 배터리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배터리 사용 시간도 전작대비 최대 2시간30분 늘었다. 실제 지난 15일 오전 7시에 100% 충전된 아이폰13 배터리는 3일이 지난 18일 오후 2시까지도 40% 수준(동영상·사진 등 일부 사용 기준)을 유지했다. 이 기간 동안 유튜브 등 영상 관련 앱 사용 비중이 59%나 됐음에도 탄탄한 배터리 성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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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카메라 성능도 좋아졌다. 1.7μm 픽셀을 탑재한 새로운 와이드 카메라는 지금까지 아이폰 듀얼 카메라에 탑재된 가장 큰 센서다. 이는 47% 더 많은 빛을 포착해 더욱 나은 사진 및 동영상 결과를 보여준다. 더불어 센서 시프트 광학식흔들림 보정(OIS) 기능, 초광각 렌즈 등도 탑재됐다.
이 같은 성능 개선으로 저조도 사진 촬영이 더 용이해졌다. 타사 스마트폰과 촬영 결과물을 비교해봐도 저조도 공간에서 아이폰13의 사진이 훨씬 밝았다. 주요 피사체를 밝게 하면서도 명암 대비가 극심한 촬영 환경을 아이폰13의 자체 보정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준다. 전문가처럼 저조도 사진을 손쉽게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인물 사진을 찍을 때 조명 설정을 따로 할 수 있다는 점도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아이폰13은 출시 전부터 ‘혁신 부재’라는 비판에 시달려왔던 시리즈다. 하지만 놀라운 수준의 스마트폰 혁신은 더이상 나오기 힘든 상황이다. A15 바이오닉 칩 처럼 AP의 변신을 혁신으로 볼 수도 있지만 대중들은 눈에 즉각적으로 보이는 변화를 혁신으로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아이폰13에는 혁신이 없다.
하지만 모든 스마트폰이 매년 혁신을 보여줘야 할 필요는 없다. 결국 얼마나 사용하기 편하고, 즐거운지가 더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아이폰13은 AP와 카메라 개선으로 소비자들에게 안정감과 재미를 전달한만큼 일정 부분 성과가 있다고 보여진다. 향후 애플이 폼팩터까지 변신시키는 외형의 혁신까지 보여준다면 폭발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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