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응급실 폐쇄 얘기에 혹시 병원에 가도 치료를 못 받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상황은 차이가 났다.
최후의 보루 권역응급센터도 ‘빨간불’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409개의 응급실 중 99%인 406개소가 24시간 정상 운영했다. 6.6%에 해당하는 27개소만 병상을 축소, 운영 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신고 기준으로 권역과 지역 응급의료센터 180개소의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지난해 12월 1504명에서 올해 8월 26일 기준 1587명으로 105%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정부 관계자는 “응급상황에 일부 어려움은 있지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붕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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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병원과 일산병원은 지역의료를 총괄하는 권역센터다. 지역의료의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하지만 이들 병원조차도 원활한 진료가 어려운 것이다.
세종에 사는 한 주민은 “아프면 서울로 가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몰아쉬었다. 하지만 서울 대형병원들도 사정이 여의치 않다. ‘빅5’ 병원들은 경증환자는 받지 않겠다고 내걸었다. 이대목동병원은 일주일에 이틀씩 응급실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이날 철회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의 ‘의료대란대책위 응급의료 비상사태 간담회’에서 조항주 대한외상학회 이사장은 “우리 팀원들이 문을 두드릴 때마다 덜컥덜컥 겁이 난다. 대부분 그만두겠다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오고 있기 때문”이라며 “부디 좋은 정책 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군의관 등 200여명 핀셋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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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일부터 25일까지 2주간을 ‘추석명절 비상 응급 대응주간’으로 운영하면서 경증환자의 상급종합병원 쏠림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지난 설연휴보다 400여개소 많은 4000개소 이상의 당직 병·의원을 지정한다. 60여개의 코로나19 협력병원과 108개소의 발열클리닉을 지정해 경증환자의 지역 병·의원 접근성을 높이기로 했다. 어떤 증상일 때 어떤 의료기관을 이용해야 하는지를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2주간 운영한 후 환자 이용에 도움이 된다면 이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의료개혁 일환으로 추진 중인 중증 수술과 응급 환자의 후속진료를 위한 수술, 마취 등 수가 800여개는 올 하반기에 대폭 올린다. 내년 상반기에는 1000개까지 핀셋 인상한다. 상급종합병원이 중증과 응급 진료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구조 전환도 이달 중 시행한다.
정부의 적극 대응에 병원경영진도 사직을 예고한 전문의들 설득에 나섰다. 건국대 충주병원은 총 7명이 전원 사직 예정이었으나 지자체와 병원 설득으로 2명이 복귀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현재는 응급의료 전체 408개 중에 조금 위험 있다고 판단하는 23개 의료기관의 경우 담당자를 지정해서 매일매일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평소에 의료를 이용하는 거보다는 조금 불편함은 있을 수가 있지만, 내 소중한 가족이나 친지들이 어떤 의료공백 때문에 목숨을 잃거나 이런 일들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